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청년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고용률 70%대 불구 실업률은 15년7개월만에 3% 진입
관광객 감소, 무더위·먹거리 파동 따른 물가 상승 원인

지난달 제주지역 고용시장이 폭염과 '먹거리 포비아'로 허덕였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째 70%대의 고용률을 유지했지만 실업률은 무려 15년7개월 만에 3.0%를 넘어섰다.

13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8월 제주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고용률은 70.2%(37만6000명)로,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70%대를 이어갔다.

반면 실업률은 3.0%(1만2000명)로 전월 1.7%(7000명) 대비 1.3%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002년 2월 3.3% 이후 187개월 만에 실업률이 3.0%대에 진입하면서, 실업자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건설업 종사자들이 건설경기 호황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70%대의 고용률을 지탱했지만, 중국 '금한령' 장기화와 폭염 여파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및 자영업자들은 감소, 실업률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종사자는 9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9만9000명 대비 5.6% 감소했다. 또 자영업자 역시 전년 동월 10만3000명에서 지난달 9만9000명으로 4.3% 줄어들었다.

최대 성수기인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1만7048명으로 전년 대비 15.1% 감소한데다, 폭염에 따른 야외활동 기피로 도민들의 바깥나들이마저 줄어들면서 손님 감소에 따른 영업난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와 '살충제 계란' 등 먹거리 파동이 맞물리면서 급등한 물가도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제주지역 농축수산물 가격은 9.2% 올랐으며, 같은 기간 도내 36시간 미만 취업자(아르바이트)는 1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음식점 등의 식자재 수급 부담이 가중되는 등 영업난이 심화되면서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 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외에도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들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3%, 19.3% 감소하는 등 지난달 제주 고용시장은 '보릿고개'를 보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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