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홍 작가, 비오토피아서 '몽돌에 비치다' 주제 개인전
제주비엔날레 연계 알뜨르비행장·제주공항에서도 전시

투박한 제주 돌에 신화적 영감을 입혀온 하석홍 작가가 또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하석홍 작가가 '몽(夢)돌에 비치다' 주제 개인전을 오는 30일까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있는 비오토피아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설치와 오브제, 평면작업까지 제주 돌 하나로 다양한 단상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한 돌보다 더 돌같은 '몽(夢)돌'은 작가가 전국의 공업사와 쓰레기하치장 등을 순례하며 습득한 결과물로, 미생물로 숙성시킨 고지펄프에 바인더와 먹물, 천연안료 등을 혼합하거나 특수시멘트·석분·송이석·카본분말, 플라스틱 재료 등을 이용해 새로운 돌을 창조했다.

작가는 "돌은 척박(瘠薄)이 새겨진 문신이며 문명의 시작이자, 문명의 미래"라며 돌 안에서 지역과 삶, 문명의 의미를 찾는다. 제주 자체가 돌로 이뤄졌고, 또 다른 지역의 돌과 달리 삶의 근원에 가까운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력을 거부하듯 하늘에 떠 있는 돌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기계 톱니바퀴처럼 세련되게 돌아가는 우리 일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거침없다. 한편으로는 돌 속의 거울이 돼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작가는 이와 별도로 오는 12월3일까지 열리는 제1회 제주비엔날레에 초대작가로서 한재준 한글디자이너(서울여대 교수)와 공동 작업한 작품을 2곳에서 전시하고 있다.

알뜨르비행장 지하 벙커 위에는 알뜨르의 아픔과 주검을 상징하는 '아래아(·)'와 'ㅎ' 형상 작품을, 제주국제공항 3층 4번 출구에는 대형 '몽돌' 작품 등을 펼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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