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

정부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며, 10일간의 황금연휴가 확정됐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임시공휴일이 확정되면서 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경제적 효과만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 경기를 살리는 효과가 있어왔다고 분석되고 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너무 긴 연휴로 인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내수 진작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여행업계(하나투어)에 따르면, 연휴기간 해외여행상품을 예약한 인원은 약 8만 명에 달하며, 지난해 추석연휴(3만9천여 명)보다 무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종 언론을 통해서도 황금연휴기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1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를 찾는 관광객이 정체·감소하는 가운데 해외 여행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 7월까지 관광수지 적자는 77억 달러(8조6천억 원)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150억 달러(16조9천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역대 최대의 관광수지 적자로 기록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해외 여행객들의 눈을 국내(제주)로 돌리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우선 가격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직장인 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가운데 6명은 해외여행을 희망한다고 답하였고, 이들 중 32%가 국내와 비용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현재 용역단계에 있는 관광품질인증제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유사 관광지와 명칭만 바뀌어 출시되고 있는 관광상품들은 수요가 다양화되고 있는 관광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한 상황이다. 인증제 도입은 다양하고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과 함께 제주관광의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여 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업계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제도와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 소셜커머스 등 대형업체의 가격파괴 및 우월적 시장지배, 특정업체의 독점 등은 도내 영세 관광사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업체 간 경쟁을 과열시켜 저가상품을 양산하고 서비스 질을 떨어뜨리는 등 관광 만족도 하락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영세사업체의 자생력 확보는 관광 서비스 개선 등 자구노력으로 이어져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을 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체공휴일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황금연휴는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점점 증가하고 있는 해외로의 여행객들을 제주로 유치하여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의 본 취지에 맞는 정책으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지자체와 관광업계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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