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평화상 이어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식서 재차 비판

소설 '화산도'로 유명한 재일동포 김석범 작가(92)가 "제주4·3은 이승만 정부가 국제적으로 정통성을 과시하기 위해 벌인 만행"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김석범 작가는 17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제1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시상식 자리에서 "이승만 정부는 일제강점기 친일파와 해방 후 친미파로 변신한 민족 반역자들을 토대로 세워진 정부"라며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정통성을 가로챘다"고 일침을 날렸다.

일본에서 조선적(朝鮮籍)을 유지해온 그는 앞서 2015년 제주 4·3평화상 수상 소감에서도 이승만 정권의 정통성을 문제는 취지의 발언으로 같은해 한국 정부에 의해 입국이 불허된 바 있다.
그러나 김 작가는 이날도 제주4·3을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초의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면서 "정통성 없는 이승만 정부가 정통성을 과시하기 위해 제주도를 빨갱이의 섬, 소련의 주구라는 구실을 붙여 수단을 가리지 않고 만행을 벌인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4·3의 역사적 자리매김에 대해서는 "4·3은 광복이후 한국 해방공간의 역사 바로 세우기, 역사 재검토, 재심과 불가분의 과업"이라며 "학살을 동반한 폭력행사의 희생양으로 제주를 바쳐 세워진 것이 이승만 정권이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1925년 일본 오사카 태어난 김석범은 4·3을 다룬 최초의 소설로 꼽히는 '까마귀의 죽음'(1957년), 일본 문예춘추사의 '문학계'에 연재한 역작 '화산도'(1976~1997년) 등 소설을 통해 4·3의 비극을 알리고 항쟁의 진상규명과 평화 인권 운동에 청춘을 바쳤다.

한편 김석범 작가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고 18일에는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열린 '역사의 정명과 평화를 향한 김석범 문학'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가졌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