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한라병원장

현재 우리나라 의료계의 시급한 현안으로는 '의료인력의 불균형'이 손꼽히고 있다. 의료인력 수급의 불균형 확대로 지방·중소병원의 의료서비스 질 저하 및 의료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보건의료인력 수급체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보건복지인력 중 간호사가 12만2,164명, 약사는 1,613명, 의사는 785명이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해가 거듭될수록 약사와 의사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절대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지방 및 중소병원들은 적정인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사는 지역·규모·과목별 편중 심화,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으로 인한 대체인력 확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병원약사도 부족해 법정기준을 채우기 힘든 지경이다. 특히 필수의료에 속하는 지역사회 중소병원 응급전문의와 중환자실 전담의에 대한 구인난이 극심한 실정이다. 2014년도 한국병원경영연구원 경영통계분석에 따르면 국내 활동 의사수 대비 응급전문의 비율은 1.35%로 저조했다. 미국 4.7%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이처럼 지방 및 중소병원의 의사인력난으로 인해 전문의 인건비 비중이 대형병원보다 중소병원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2013년도 기준 국내 종합병원의 총비용에서 전문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인데 반해 중소병원의 경우 16%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간호서비스에 대한 지역별, 종별 불균형도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감염관리, 환자안전 등의 정책 추진으로 간호 인력난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에 의하면 100병상당 간호인력이 서울 및 대도시의 경우 73.5명, 지방중소도시 58.9명, 읍·면 40.1명이다. 간호등급도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3등급 이상이지만 병원은 7등급 이하가 76.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간호사의 이직률 상승은 환자안전 및 양질의 간호서비스 제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방중소도시의 간호사 인력 유출도 심해 지역사회 의료서비스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면허자의 절반정도만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것도 간호사 인력난의 주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방안으로 일정기간 지방근무 조건의 장학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대학재학중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후 일정기간 비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같은 제도는 의사, 간호사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다. 또 최근 남자간호사가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해 '공중보건의'제도처럼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신설해 군복무를 의료취약지나 중소병원(응급의료기관 등) 근무로 대체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보건의료제도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엄격한 관리 감독은 필요하다. 그러나 보건의료인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최선의 진료를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와 행정편의 중심의제도보다는 보건의료인의 발전과 의료기관 운영 합리화를 위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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