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원 교수 「데모크라티아」 발간

우리가 쓰는 '민주주의'라는 말의 기원은 그리스어 '데모크라티아'다.  데모크라티아는 민중·인민을 뜻하는 '데모스'와 정치·통치·지배 등을 뜻하는 '크라티아'가 합쳐진 말이다.

국내 대표적 그리스학자이자 언어학자인 유재원 한국외대 그리스학과 명예교수는 「테모크라티아」를 출간하면서 '데모크라티아'를 '민주주의'로 번역해온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아리스토크라티아, 테크노크라티아, 게론토크라티아 등은 귀족정치, 기술관료정치, 노인정치 등으로 번역하면서 데모크라티아만은 '민중정치'가 아닌 '민주주의'라고 번역한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중이 권력의 주체인 구체적인 정치체제를 뜻하는 데모크라티아를 추상적인 이론이나 학설, 주장 등을 뜻하는 '주의(-ism)'로 번역했다는 것이다.

폭군정치를 뜻하는 티라노크라티아를 굳이 주인을 참칭한다는 '참주정치'로 번역한 것 역시 독재정치에 대한 반감을 완화시키는 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이같은 오류를 바로잡으면서 그리스인들이 어떻게 '민중의 정치'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교양강의로 손색 없는 책이다. 1만6000원·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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