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오경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가끔 우리는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간지러움을 느끼고 박박 긁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특히 요즘 같은 가을에 그렇다. 

피부를 간지럽게 하는 특정한 자극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극량의 편차가 커지면 우리는 간지러움을 느낀다. 온도와 습도가 높았던 여름에서 온도가 내려가면서 건조해지는 가을이 되면서 간지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가려워서 긁기 시작하면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염증 또한 가려움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악순환이 시작되는데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환절기에 더욱 심한 가려움증으로 고생을 한다.

가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외부의 기계적 접촉, 온도, 습도 차를 줄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고 자극성이 덜한 옷을 입으며 가습기나 물수건으로 주변을 건조하지 않게 한다. 

건조한 피부에 가볍게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도 괜찮다. 긁지 않으려는 노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간지러워도 참아 보는 것이다. 긁는 것은 습관이 되고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하지만 매순간 외부 환경을 100% 조절하기에는 힘이 든다. 한방에서는 가려움이 氣滯(기운의 막힘)의 증상으로 보고 기의 순환과 혈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침과 뜸을 쓰고 기의 순환을 방해하는 원인을 치료하는 한약을 복용하게 한다.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전신적인 가려움은 내장 질환의 증상 일 수도 있다. 

내장기 문제가 아니더라도 가려운 양상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잘못된 생활 습관과 심리적인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치료를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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