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익 탐라문화연구원·논설위원

금년은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지 10주년이 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서는 기념 음악회와 세계유산 글로벌 포럼 등을 열었다. 필자는 이 포럼에 참가해'제주세계자연유산에 대한 학교교육 실태와 개선방안'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발표하며 제주세계유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청소년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제주지역 청소년 400명을 대상으로 제주세계자연유산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 정도가 수행평가를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현장체험학습으로 세계자연유산을 탐방한 반면, 30% 정도는 세계자연유산을 방문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 정도는 제주세계자연유산에 대해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30개 고등학교 2017년 학교교육계획서를 분석한 결과,'제주세계자연유산'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교육계획서는 16개로 전체의 50% 정도였으며, 제주세계유산교육이 독자적인 항목으로 추진되기보다는 제주정체성, 제주이해, 제주관광교육의 하부주제로 계획되어 있었다. 제주세계유산교육을 실시했던 교사들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재와 전문 강사가 부족하고, 지질탐사를 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세계유산지구로 가는 이동시간이 길어 세계유산교육을 쉽게 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주세계유산에 대한 청소년교육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사회 관련단체와 연계한 교육이 필요하다. 다양한 활동자료와 강사를 보유한 세계유산 관련 연구·교육단체의 프로그램을 교육현장에 적용하거나 여기에 학생들을 참여시켰으면 한다. 둘째,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홈페이지를 보완했으면 한다. 여기에는 대부분 어른용 연구보고서나 논문들이 탑재되어 있으나 청소년들과 교사들을 위한 자료들은 미미한 편이다. 홈페이지에는 청소년들과 교사들이 세계유산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활동지와 제주세계유산에 대한 자료들이 탑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소년들과 교사, 일반 탐방자의 수준별로 국립공원을 체험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한 미국국립공원 홈페이지는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 셋째, 제주세계유산 지구는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에서 학교에 버스 임대료를 지원하거나, 학생수송용 버스를 확보해 교통편을 제공했으면 한다. 월 2회 정도 세계유산 탐방객들을 위해 제주시청에서 출발해 거문오름, 만장굴, 성산일출봉을 연결하는 세계유산투어 버스노선을 신설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째, 제주세계유산교육을 담당할 전담교사를 육성했으면 한다. 세계유산연수 과정을 이수한 교사들을 자연유산해설사로 임명함과 동시에 전담교사들로 하여금 제주세계유산 지역화자료 개발 및 제주세계유산 수업모형을 개발해 보급하도록 하면서 세계유산교육에 핵심적 역할을 하도록 했으면 한다. 다섯째, 전국에서 세계유산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세계유산 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도록 하면서 예산을 지원할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제주세계유산센터에서 전국의 세계유산 동아리들이 참여하는 청소년 세계유산축제를 열어 제주세계유산의 가치를 공유하도록 했으면 한다. 

제주의 청소년들은 제주세계유산을 미래로 계승할 주체들이기 때문에 청소년을 미래의 제주세계유산 지킴이로 양성하는 청소년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제주특별차지도 세계자연유산본부 및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협력해 청소년교육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세계유산 계승을 위한 청소년교육 기능도 추가되어야 한다. 제주세계유산은 제주의 보배이고, 제주의 청소년들은 보배를 지켜나갈 주인공들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한 지 10년이 되는 현 시점에서 제주세계유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청소년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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