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전날인 29일 오후 3시35분께 제주에서 부산을 출발하려던 제주항공(7C510편)이 이륙과정에서 활주로에서 브레이크가 파열돼 활주로에 멈춰섰다. 이 사고로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한시간 넘게 항공기 이륙과 착륙이 중단됐다. 김용현 기자

29일 제주항공 항공편 이륙 직전 활주로서 멈춰
맞은편서 군 초계기 이동 발견…대형사고 '아찔'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발생한 항공기 급제동의 원인으로 '관제 오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항 관제실에서 서로 다른 항공기에게 '이륙 허가'와 '이동 허가'를 동시에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토교통부의 원인 규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3시35분께 승객 185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출발해 김해로 운항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멈춰섰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 기장은 이날 오후 4시10분께 제주공항 관제실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아 동·서 활주로를 빠른 속도를 내달리던 중 맞은편 남·북 활주로에서 이동 중인 해군 6전단 소속 P-3 해상초계기를 발견하고 급제동했다.

항공기가 멈춰선 위치는 동·서 활주로와 남·북 활주로가 교차하는 지점을 불과 수백m 앞 둔 거리로, 자칫 항공기 충돌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관제 이륙 허가를 받고 정상적으로 활주하던 중 조종사가 군용기를 인지하고 급히 멈춰섰다"며 "급제동에 따른 제동장치 과열로 활주로에서 대기했다"고 밝혔다.

제주공항 관제실이 제주항공 항공기와 해군 초계기에 각각 이륙 허가와 이동 허가를 동시에 내주면서 교차하는 활주로에 두 대의 항공기가 진입하게 된 것으로, 관제 시스템 오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 항공기 급제동도 관제실의 지시가 아닌 기장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당시 관제실의 항공관제 과정 자체에 의문이 달리고 있다.

관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제주지방항공청은 "현재 원인을 파악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 직후 해당 항공기가 주기장으로 옮겨진 오후 5시13분까지 약 1시간동안 제주공항의 활주로가 전면 폐쇄되면서 10편이 결항하고 14편이 회항하는 등 하늘길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도착 75편, 출발 109편 등 모두 184편이 연쇄 지연운항하면서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기점 하늘길을 이용하려던 귀성객 및 관광객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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