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민주당 제주도지부는 16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신임 지부장에 정대권 제주시지구당 위원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일부 대의원들이 정 위원장 선출에 크게 반발했는가 하면 정씨 역시 대회장에 불참, 더 이상 회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등 ‘반쪽 대회’로 전락했다.

 제주도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150여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날 대회에서 지부장에 추대된 정 위원장은 ‘만장일치’형식을 빌어 신임 지부장에 선출됐다.

 그러나 일부 대의원들은 곧바로 “원외 지구당 위원이 지부장에 선출되는 게 말이 되느냐” “민주당은 망했다”며 심하게 반발, 20여분간 정회됐다.

 이같은 반발을 예상한듯 신임 정 지부장은 대회장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결국 전국대의원대회에 참가할 대의원 25명도 선출 못한 채 폐회됐다.

 전 지부장 고진부씨도 이에대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밝혀 양자간의 불화설 등 각종 추측만 불러일으켰다.

 이에앞서 이인제·정동영·한화갑 고문 등 대선 경선 후보 3명이 대회장에 참석, 분위기를 달구며 ‘제주 표심 확보’에 바쁜 발걸음을 보탰다.

 이인제 고문은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은 한나라당을 패배시키고 민주당이 재집권하는 것”이라며 “제주에서 국민경선의 위대한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동영 고문은 “국민경선은 부정부패의 근원인 구정치와의 고리를 끊어내는 혁명의 토대”라며 “혼탁정치와 인신공격·비방을 추방하자”고 강조했다.

 한화갑 고문은 “이 시대는 애국심과 민주적인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민족문제를 해결하고 화합을 이루자”고 피력했다.

◈鄭지부장 선출 안팎
 대다수 대의원들의 ‘예상과 달리’ 정대권 지부장의 선출은 제주도지부측이 ‘각본’을 마련치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게 주요 관측이다.

 당초 도지부는 고진부 전 지부장 유임과 장정언 북군지구 위원장 추대라는 양 카드로 대회 시나리오를 작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고 전 지부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으니 시나리오를 없애고 즉석에서 추대하자”는 뜻에 따라 대회를 진행했다가 결국 정 지부장의 선출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지부측도 정 지부장의 선출에 적잖이 당황했으며, 이를 ‘쿠데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중앙당도 국민경선과 지방선거·대선 등을 위해 당초 도지부가 준비했던 각본대로 할 것을 시달했던 만큼 도지부측의 당황스러움은 더욱 컸다.

 당시 대회에 참석했던 고 전 지부장이 대회 이전에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표명치 않은 것도 정 지부장의 선출은 물론 대의원들을 혼란시킨 또다른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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