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일자리가 화두가 된지는 이미 오래다. 특히 새 정부 들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자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강력한 일자리 창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문화분야는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은 분야다. 특히 비정규직 전환이라는 부분도 문화분야는 적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문화분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타 분야에 비해 온도차가 있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 가장 절실한 분야도 문화예술계다. 전업작가들의 월 평균수입이 100만 원 이하에 머무르고 있기 상황 때문이다. 또한 작품이 팔리지 않는 예술인들은항상적 실업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화예술분야의 일자리정책은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두 가지 갈래로 다져 볼 필요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공공문화기반시설의 일자리 확보와 확충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새로운 일거리의 창출이다. 

우선 첫 갈래는 현재 문화기반시설 즉, 문화예술회관, 아트센터 등의 문화시설과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의 공공문화기반시설에 대한 적정일자리의 창출이다. 이들 기반시설 들에는 이 시설을 운영하는 운영팀과 행정지원팀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도내의 이들 기관에는 행정요원 중심으로 편제되어 있을 뿐 제대로 된 운영인력, 즉 문화기획자, 공연·전시기획자, 문화교육전문인력, 무대전문가 등등 문화전문가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하며 전문인력의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도 산하문화예술단체들 즉, 도립무용관, 합창단, 관현악단, 관악단 등에도 공연단장이나 안무장 등은 외부전문가가 확보되어 있지만, 전문기획자는 전무하다. 이들 일자리들은 전문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들 인력이 제대로 확보되어 있어야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개별예술가들에게도 좋은 일거리의 기회가 확대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동안 수준 높은 자체기획작품이 드물고 대부분 외부의 초청공연이나 대관행사의 비중이 높았던 것도 사실상 이러한 전문인력의 부족에서 오는 현상이다. 이들 일자리들은 문화분야의 양질의 일자리들이다. 우선적으로 이들 인력의 확보를 통한 일자리정책이 시급하다. 

다음 갈래인 예술가들의 일거리 창출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도내 예술인들이나 단체들에 대한 일거리 지원은 대부분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역협력형사업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게 태반이다. 하지만 이들 수혜자는 극심한 경쟁에 내몰린다. 수요에 비해 항상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청건수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선정률은 예산의 한계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다양한 일거리 제공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예술가들에게 특정한 전문교육과정 없이 지역예술인의 기본적인 전문성만으로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여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을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들은 새정부에서 확대되고 있는 생활문화 활성화의 저변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지역예술가들에게 일거리 확대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예술가들 역시 골방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세상과 만나는 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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