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장·논설위원

한반도에서 전쟁 발생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가 될까? 필자가 볼 때에는 지금 전쟁발생의 가능성은 15% 정도는 된다고 본다. 이것은 핵문제가 제기된 이후 직접 전쟁 발생의 가능성으로는 가장 높은 점수이다. 그러나 워낙 핵전쟁 시나리오의 점수가 낮은 것은 한국인들이 낙관적으로 문제를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무대인 유엔에서 미국 대통령과 북한 외무상의 연설을 종합해 볼 때, 현재 핵전쟁의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나온다. 머지 않은 장래에 미국과 북한의 핵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이코노미스트 최신호(8월5~11일자) 커버스토리에 보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은 것으로 집계된다.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북한 공격 시나리오는 아주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제시되었다. 그 보도에 의하면 미국인 40%가 "북한 선제타격을 지지"하였다. 미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예방적 전쟁'을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는 한반도 핵전쟁 발발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이코노미스트는 '그것(한반도 핵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 '레드라인(금지선)과 잘못된 선택'이란 제목의 두 기사에서 "미국과 북한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작정하고 전쟁을 일으킬 확률은 높지 않다"면서도 "가장 큰 위험은 양국이 상황에 대한 오판과 잘못된 행동으로 상대방을 자극해 어느 누구도 원치 않는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세계 유수의 언론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핵전쟁에 관한 보도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첫째, 유엔 총회에서의 발언부터 섬세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트럼프는 북한의 완전한 파괴 가능성을 이야기하였고, 반면 리용호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리용호는 "미국이 자국에 선전포고한 이상"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에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둘째, 미북 대화채널인 뉴욕채널의 상황을 정확하게 취재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말 폭탄'을 퍼부으며 북한과 가파르게 각을 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화론에 얼마나 무게를 싣고 있는지가 실질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셋째, 핵전쟁은 과연 어떤 단계를 거치는가의 문제를 정확하게 예상하여야 한다. 그때 미국은 북한핵의 공격으로부터 단 한발도 피해가 없기를 바랄 것이다. 역사상 핵무기를 제조한 국가끼리는 한번도 전쟁을 해본 적이 없다. 이코노미스트도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시점을 2019년 초로 잡았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2년간 수차례에 걸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으로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한 북한은 2019년 1월 7차 핵실험을 한다.

이로써 북한은 '대기권 핵실험'만을 남겨 놓고 있다. 핵무기 실전배치에 필요한 최종 단계다.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옵션을 거론한 것에 대해 27일 "한-미 동맹이 깨진다고 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을 경고한다. 문 특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토론회('한반도 위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참석해 "(한미)동맹을 맺는 게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인데 동맹이 전쟁의 기제가 되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제일 큰 위기는 북-미 간 우발적 계획적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핵전쟁으로 발전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게 한반도 위기의 본질"이라며 강조했다. 이제 북미간에 평화회담 우선이냐? 아니면 핵포기 선언 우선이냐?의 문제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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