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차장

기나긴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해외여행을 떠난 사람도 많다지만 대다수는 차례를 지낸 다음 가정에서 모처럼의 여유를 즐길 것이다.

추석(秋夕)은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또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추석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때는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에 있어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을 수확할 계절이 되었고 1년 중 가장 큰 만월 날을 맞아 즐겁고 마음이 풍족했다.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므로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추석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은 바로 송편이다. 송편은 가장 명절의 의미가 잘 살아있는 음식이다. 온 가족이 모여앉아 송편을 빚고 그것을 또 이웃들과 나눠먹는, 만들면서부터 먹기까지 그야말로 정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또 '송편을 예쁘게 잘 빚어야 시집을 잘 간다', '예쁜 아이를 낳는다'는 말에 올케와 시누이가 은근히 경쟁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옛날에는 송편을 통해 태아의 성별을 점치기도 했다. 송편에 솔잎을 가로로 넣고 찐 후 아이를 가진 여자가 송편을 깨물었을 때 솔잎의 끝쪽을 깨물게 되면 아들을, 반대편을 깨물면 딸을 낳는다고 했다. 

하지만 점차 가정에서 송편 빚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지는 등 추석의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그래도 추석에는 흩어졌던 가족들이 고향과 부모를 찾아 사랑이 듬뿍 담긴 선물과 이야기보따리를 풀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때라 누가 도지사·교육감·도의원이 되어야 우리 살림이 나아지게 될 것이냐며 서로 의견을 나누다 작은 실랑이도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희망의 기도를 하게 될 것이다. 

이번 추석은 우리 모두에게 그 어느 명절보다 너그럽고 풍성하며 휘영청 달을 닮은 정으로 꽉 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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