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정치부장 대우

요즘 신조어 중에 '생민하다' '생민스럽다'는 말이 있다.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알려진 김생민의 짠테크 조언을 실천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방송인 김생민은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신청자가 한달간 소비한 영수증을 첨부해 보내면 불필요한 소비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스튜핏(Stupid)'을 날리고, 돈을 아끼고 절약한 사례에는 '그뤠잇(Great)'을 외치며 일대일 경제고민 상담을 해 준다. '영수증'은 원래 팟캐스트의 한 코너로 시작했다가 점점 인기를 끌자 독립된 프로그램이 됐고 공중파까지 진출했다.

짠테크는 짠돌이(또는 짠순이)와 재테크를 합성한 말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몇년전부터 욜로(YOLO·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 태도), 멍청비용(부주의로 인한 소비), 홧김비용(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소비하는 비용) 등 새로운 트렌드에 의해 밀려났다. 최근 경제불황의 영향으로 짠테크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화제가 된 김생민의 짠테크 조언을 보면 "돈은 안 쓰는 것" "커피는 선배가 사줄 때 먹는 것" "1+1상품을 안사면 100% 할인"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 "소화가 안될 때는 소화제 대신 점프를 하라" 등으로 극한의 소비 절약과 저축하는 습관을 강조하고 있다. 몇몇 스타들의 호화판 생활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던 일반 국민들은 일확천금이 아닌 현실적인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연예인들의 행보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 금융기관들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짠테크 상품을 내놓고 있다. 1년 단위로 매주 1000원씩 납입금액을 늘려나가거나 하루 생활비를 절약해 매일매일 입금하는 방식이다. 또 목표금액을 설정해 2년 동안 매월 정해진 금액을 납입하는 상품도 있다. 이런 상품들은 사회생활 초년생이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이들이 목돈을 만들기에 좋고 목표대로 꾸준히 돈을 모으면 우대금리도 준다. 

짠테크 열풍이 취업난, 불경기, 물가 상승 등 서민들의 고달픈 현실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티끌 모아 티끌'이 될지 '티끌 모아 태산'이 될지는 실천하기 나름이다. 옛말은 틀린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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