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제주 해안경비단 125의무경찰대 경위

최근 제주지방경찰청 의무경찰 모집 경쟁률이 24:1을 기록했다. '삼수를 하지 않고 합격하면 천운을 타고났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이 요즘 현재의 의무경찰이다. 사회와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장점이나 거주지를 고려한 근무지 배치도 큰 매력이지만, 무엇보다 가혹행위가 사라지고 자기계발이 가능한 새로운 병영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점이 지원자들을 몰리게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제주해안경비단에서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이전에 비해 구타와 가혹행위를 비롯한 각종 악습이 사라졌다. 이제 대원들은 가혹행위가 아닌 다양한 자기계발로 시선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대원들이 '노터치 타임'이라고 불리는 제도를 이용하여 충분한 자기계발 시간을 갖게 되었고 각종 자격증 취득, 운동, 동아리 등 생산적인활동들이 불필요한 악습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리고 외출, 외박 제도를 통해 평소 부대 내에서는 하지 못했던 일을 외부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또한 선임 대원 중심의 부대 관리 패러다임이 이제는 지휘요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의경과 부모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며 대원, 부모, 지휘요원이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과 공감을 하며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어가고 있다. 해안 경비단은 네이버 밴드를 활성시켜서 언제나 대원들과 지휘요원, 그리고 부모들과 소통을 이어가게 했고 그에 따라 부모들의 만족도도 향상되었다.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병역의 의무를 가진 남자들에게 21개월이라는 군 복무기간은 속칭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묘사되고 있다. 자기계발과 경력이 단절되고, 전역만을 바라보며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 이상 병역 의무를 짊어진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대원들은 병역이라는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려 입대한 것이지, 벌을 받으러 부대에 온 것이 아니다. 대원들이 근무시간에는 의무경찰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그 밖의 시간에는 자신의 재능을 끊임없이 계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환경을 제주 해안경비단이 앞장서서 만들어나가고 있다.

제주해안경비단에서 동고동락하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이 시간이 미래에 자신 스스로 평가할 때 보석 같이 귀중한 시간으로 여겨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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