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철 정형외과의사·의료자문위원
아이가 특별히 넘어지거나 다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다리를 아프다고 잘 걷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단순한 성장통일 수도 있지만, 소아들에게 잘 생기는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일 가능성이 많다.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이란 고관절을 둘러싸는 막 중에 관절액을 만드는 활액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아 고관절 통증의 약 85%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고, 고관절에 생기는 감기라고 불린다. 원인으로 과도한 운동이나 활동,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 가벼운 외상 등이 선행돼서 발병하고 있다. 3세에서 12세 사이에 주로 나타나고, 활동이 많은 남아에서 여아보다 2~3배 정도 흔히 발생한다.
주 증상은 통증이 급작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가랑이와 고관절부에 나타나지만 고관절에 염증이 있어도 통증이 허벅지 내측이나 무릎 쪽으로 전이되어 이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일반 엑스레이상 연부조직 부종이 보일 수도 있으나 초음파검사나 MRI촬영을 통해 관절막이 붓고 염증으로 인해 물이 차 있는것을 확인하여 진단할 수 있다.
치료의 경우 대부분은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안정을 취하면 된다. 증상은 대개 3~7일 정도면 완화되지만, 일부 환자는 수 주 정도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약 5%에서는 재발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나 단기간 견인치료를 할 수도 있으며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회복이 가능하다.
드물지만 그 외에도 소아에서 고관절 부위에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들이 있는데 반드시 감별을 요한다. 그 중에서도 세균 감염에 의한 화농성 고관절염은 만 2세 이전에 호발하며, 관절의 심한 통증과 고열이 동반되는 질환으로 관절파괴 속도가 빨라서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