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교육문화체육부 차장

'평행이론'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사람의 운명이 같은 식으로 반복된다는 이론이다. 평행이론의 대표적인 인물로 미국의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과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다. 이 두 명의 대통령의 운명은 꼭 100년을 기점으로 반복된다. 링컨은 1846년, 케네디는 1946년 국회의원에 선출됐다. 대통령에 당선된 해는 링컨이 1869년, 케네디는 1960년이다. 이밖에도 링컨 비서의 성은 케네디, 케네디 비서의 성은 링컨이다. 링컨(Lincoln)과 케네디(Kennedy) 두 대통령 모두 알파벳 7개로 돼 있고, 각각 3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백악관 시절에 아들 1명이 사망했다. 링컨과 케네디 모두 불어를 할 줄 아는 24세의 여성과 결혼했고, 총을 맞을 때 부인이 옆에 앉아 있었다. 모두 금요일에 세상을 떠났으며, 뒷머리(후두골)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링컨을 저격한 존 윌크스 부스는 1839년에 케네디를 저격한 리 하비 오스월드는 1939년에 출생했으며 둘 다 남부 출신이다. 

링컨은 포드극장에서, 케네디는 포드사의 '링컨'자동차를 탄 채 암살을 당했고, 링컨은 암살당하기 일주일전에 메리랜드주의 먼로라는 곳에 있었고, 케네디는 암살 일주일전에 배우 마릴린 먼로와 함께 있었다. 

이밖에도 링컨의 후임 대통령은 앤드류 존슨과 케네디의 후임 대통령은 린드 존슨으로, 각각 1809년과 1908년에 태어났다. 

이같은 평행이론은 제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과 성산읍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제주시는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워회가 도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농성을 전개하는 것에 대해 '불법점용'이라며 오늘(17일) 오후 6시까지 농성장 자진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보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입지선정 결과 일방 발표-주민 반발-도청 앞 시위-자진 철거 요구-행정 강제철거-갈등심화'라는 10년전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의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제주해군기지와 제2공항이 평행이론처럼 전개되지 않게 제주도정은 갈등해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강정마을의 아픔은 한번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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