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희 이도2동 행정복지센터

현대사회생활의 전반은 서비스를 받는 쪽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 두부류인 것 같다. 우리가 언제 어느 장소에서 일을 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위치가 갑이 되었다가 을이 되기도 하고 을이 되었다가 갑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행정복지센터에도 하루에도 수백 명의 방문민원과 수십 통의 민원전화가 걸려온다. 민원인과 상담을  하다가 해결이 되지 않거나 원했던 답이 나오지 않으면 반말로 시작해서 화를 내고, 짜증과 욕이 어김없이 날아들고, 휴대폰으로 녹음해서 고발하겠다고 협박까지 해대는 수준이다.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가 마지막은 민원인에게 항상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죄인이 되는 것으로 끝을 맺으면서 우리의 자존감은 바닥을 친다.

상황이 바뀌어 내가 민원인 입장에서 서비스를 받는 쪽이 되면 나는 또 어떠한가? 나도 마찬가지로 "진상고객이 되어 어디 한번 진상 한번 부려봐?" 라고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그렇게 진상을 부리고 나면 나의 마음은 편해질까? 아니다. 상대방도 나도 불편하기는 매 한가지 일 것이다.

요즈음 공공연하게 등장하는 백화점모녀가 아르바이트생에게 무릎을 꿇게 만든 사건, 모 육군대장과 부인의 공관병 갑질 논란,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 횡포, 모방송사의 프로그램 제작진 막말논란 등 자기보다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비뚤어진 시민의식이 '생활 속 갑질'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사건으로 육군대장구속, 프로그램 존폐위기, 프랜차이즈 불매운동으로 까지 번지는 것을 보면 상대방에 대한 행동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모든 사람이 '갑'과 '을'의 위치를 동시에 지니고 있고 언제든지 사회적 위치는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나와 가족을 대하는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해야 하고 서로간의 배려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남에게 친절함으로써 그 사람에게 준 유쾌함은 곧 자신에게 돌아온다."라는 말이 있듯이 친절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곧 나를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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