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한자자격검정시험 1급 합격한 14세 이명훈군

10살부터 한자검정시험 합격
정확한 표현력·독해력 도움
"세상과 어울리는 기쁨 알려줘"

주변을 돌아보면 한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한글로 표기된 한자는 많지만 실제 그 글자의 의미와 쓸모를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더구나 한자수업은 공교육에서 수학·영어·국어 등의 주요과목에서 밀려 선택과목이 된 지 오래다. 이러한 한자 문맹 정책들이 한자를 학업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자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학생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정확한 의사소통과 이해력, 표현력, 독해력,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근 제89회 전국 한자자격검정시험 1급에 합격한 탐라중에 재학 중인 이명훈군(14)과 이 군의 부모인 이화준(47)·김성미(46) 씨를 만났다.

이 군은 "한자를 공부하니 글자의 의미가 더욱 와닿는다"며 "실생활은 물론 학업에도 도움을 많이 된다"고 말했다.

어릴 적 이 군은 또래보다 말이 느린 아이였다. 사회성을 기르고 인성교육을 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집 앞 한자학원에 보낸 것이 기회가 됐다.

초등학교 3학년때 한자자격검정시험 8급 합격을 시작으로 매년 급수를 올리던 이 군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성인들도 따기 어렵다는 한자자격검증 1급에 덜컥 붙었다. 

한자자격검증 1급은 독음 혼음 쓰기, 한자 쓰기, 장단음, 반의어, 상대어, 부수, 뜻풀이 등 3500자 이상의 한자를 정확히 읽고 쓸 줄 알아야 한다.

이 군의 어머니인 김성미씨는 "자기주도학습이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며 "학과목을 공부하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그래도 한자를 공부하며 익힌 학습법 덕분에 다른 과목 실력도 함께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군은 사자소학, 명심보감, 논어 등까지 익히며 한자 공부에 매진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한자를 접하기 어려워 꾸준한 교육이 힘든 상황이다. 이에 이군의 아버지가 맡은 '미션'은 이군이 읽을만한 한자책 찾기다.

이 군은 "'배우고 배운 것을 익히면 기쁨이 크다(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는 문장을 논어에서 가장 좋아한다"며 "한자는 세상과 만나 어울릴 수 있는 기쁨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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