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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함의 덫'에 걸린 리더의 딜레마강영수 칸전략경영연구원(주) 대표·경영학 박사·논설위원
강영수
입력 2017-10-22 (일) 18:14:55 | 승인 2017-10-22 (일) 18:16:18 | 최종수정 2017-10-25 (일) 10:11:17

많은 리더가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중간 관리자뿐만 아니라 CEO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천억의 매출을 시현하고 있는 창업자인 여섯 분의 오너 경영자들을 업무적으로 지속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느낀 공통적인 특징은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과 자기 확신이 아주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자산이 초기에 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창업 후 오랜 세월이 지난 요즘까지 창업 당시의 습관대로 모든 것이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어 세세한 부분까지 결정을 내리려 하고 권한 위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 많았다.  이런 기업들의 주간 업무보고나 월간 업무보고 회의에 참석해 보면 CEO의 카리스마에 눌려 아무도 CEO들에게 조언이나 충언을 할 사람이 사내에 별로 존재하지 않았다.

아울러 CEO에게는 창업 초기부터 업무처리 방식이나 회사 경영방식 등이 익숙해져 있어서 일종의 '능숙함의 덫(Competency Trap)'에 걸려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하던 일을 하던 방식대로 계속하려 들게 되고 점점 그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리더십을 포함한 다른 분야에서 성장을 방해하게 되고 시야가 좁아지는 경향이 된다는 점이다.

이런 '능숙함의 덫'에 걸린 사람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점점 더 내부적이고 사소한 문제에 심취한다는 것이다.매일 처리해야 하는 사소한 일에 치이다 보면 관점을 바꾸는 게 아주 어렵게 되고 할 일을 부하 직원들에게 조금씩 위임하면 되겠지만 직접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는 경우가 예상 외로 많다는 것이다.

중요한 결정의 경우에도 오너이기 때문에 혼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이런 경우 가장 큰 문제는 CEO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뭘 모르는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경영진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의 리더의 사각지대에는 사업상의 '리스크'가 있다.사업의 리스크 요인이 리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이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한쪽으로 편중된 정보에만 의존하면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기 힘들 뿐 만 아니라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은 기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는 더욱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두 번째의 리더의 사각지대는 아랫사람의 감정을 파악하고 이를 배려하는 능력이 부족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이처럼 상대방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고위직 리더는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하기 쉽다. 그런 리더 밑에서 부하 직원들은 상처받고 괴로워하게 되고 결국 이런 리더는 좋은 인재를 놓치거나, 나아가 조직 내 신뢰를 잃고 고립무원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 번째 리더의 사각지대는 바로 '자신의 정확한 모습'을 보지 못하는 점이다. 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늘 누군가를 평가하고 관찰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정작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해줄 윗사람은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평가하는 자기 인식의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1년 여 경영자문을 해주던 업체 사장이 팀장 이상 전무급에 대한 평가를 보고서로 공정하게 작성해 달라 한 적이 있었다. 'CEO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함께 해도 된다면 해드린다'고 제안을 해서 CEO의 리더십 전반, 심지어는 업무 지시방법 등 세세한 부문까지 함께 작성하여 브리핑해 드리고 변화의 계기로 삼도록 제안해드린 적이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경영자였던 잭 웰치는 회사 사정을 가장 잘 모르는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CEO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도 그랬다고 토로했는데 우리나라 CEO들이 이런 지적에 동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나무가 크고 높이 자랄수록 그 그림자는 커지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많이 갖게 된다고 한다. 

회사를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훌륭한 리더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사각지대로 발을 들여놓고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어떻게 CEO 스스로 변화하도록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허미니아 아이바라(Herminia Ibarra)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 교수의 '리더처럼 행동하고, 리더처럼 생각하라'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생각보다는 행동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거기서 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그녀는 지적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틀을 깨부숴야 한다고 말한다. 

리더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생각만 하다 보면 오히려 행동이 억제된다는 단점이 있으며 겁이 나기 때문에 우리 정신세계는 바꾸는 걸 두려워한다면서 무엇이든 외부에서 얻는 통찰력인 '아웃사이트(outsight)'를 통해서 행동하면서 다음과 같이 바꾸라고 제안하고 있다.  

먼저, 자신의 일을 재정의 하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늘 해오던 일을 하면서 '생산 라인 최적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직원의 공통 가치' 또는 '비즈니스의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두 번째, 인맥도 전부 바꾸라고 제안합니다. 만나던 사람을 만나다 보면 결국 과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나서,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시야가 넓어지고 보이지 않았던 게 보이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 번째, 엉뚱한 일을 하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말도 안된다(bullshit)'라고 생각하는 건 과거의 관점을 바탕으로 결론 내린 것이며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 더는 엉뚱한 일이 아닐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서 더 나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다음과 같이 설파하고 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행동을 해야 아는 것이다."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안다는 것은, 사실은 세 번째 리더의 사각지대인 바로 '자신의 정확한 모습'을 보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란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경영진은 누구보다 회사 사정을 가장 잘 들여다보고 있고 자기 판단이 정확하다고 자부하겠지만, 그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경영진의 판단과 행동을 왜곡시켜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이다. 

회사를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훌륭한 CEO가 되도록 외부에서 얻는 통찰력인 
'아웃사이트(outsight)'를 통해서 '행동하면서 바꾸라'는 제안을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강영수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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