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하수는 고미네랄 성분은 물론 한라산국립공원에 인접해 있어 원시성에 가까운 청정환경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의 위험성이 낮다. 이에 따라 한라산 고지대 지하 420m의 화산암반 대수층에서 뽑아올린 지하수인 제주삼다수는 미국 식품의약국과 일본 후생성의 수질검사도 통과하는 등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축산분뇨 등으로 지하수 자원이 오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이 도내 농업용수 관정 108곳을 대상으로 한 올해 2차 지하수 조사결과 서부지역 3개 관정과 남부지역 1개 관정에서 질산성질소 농도가 먹는물 수질기준(10㎎/L)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양돈분뇨 불법배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한림읍 상명리의 경우 질산성질소 농도는 17.8㎎/L에 달했다. 질소 동위원소를 이용한 분석 결과 이 관정의 질산성질소는 예상대로 축산분뇨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 일부 양돈농가는 지하수의 원천인 숨골에 분뇨를 버려 도민사회의 공분을 샀다.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지하수는 영유아의 청색증을 일으키거나 암 발병의 원인이 되는 등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게 된다. 

제주지하수는 도민의 생명자원이다. 사람은 물론 동·식물의 생존과 농업·제조업·관광업 등 제주의 모든 산업이 물에 의존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제주산 생수는 청정한 지하수를 앞세워 국내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제주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것은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위협이며 도민의 생명을 빼앗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번 오염된 지하수는 자연적인 치유가 쉽지 않기에 오염되기 전에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소중한 지하수자원 보전을 위해 행정 뿐만 아니라 도민 모두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축산분뇨 불법배출 등 지하수 오염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중대범죄로서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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