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노리 한국의 목판화-풍경정신전
28~11월 19일까지 김 억 등 9명 참가

서인희, 바람 머물다, 61x90cm

사람이 지니고 있는 기억 장치는 단순해서 좋거나 나쁘거나 하는 단편적인 것만을 품는다. 아름답지만 슬프다거나 화려하지만 '외롭다'하는 보다 풍성한 감정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것들을 ‘풍경’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오랜 시간의 산물인 나무의 결들을 품어 깊어진 목판화가 제주 가을을 수놓는다. 갤러리노리(관장 김은중)가 28일부터 11월 19일까지 진행하는 ‘한국의 목판화-풍경정신’전이다.

김준권, 귀로, 93.5 50cm, E.d18+2A.P채묵목판, 2011

지나치게 현대적이거나 현재적인 것들을 묘사하는데 있어 적절치 않다고 평가됐던 것들이 번쩍 들어 올린 반기가 인상적이다. 끌로 파내거나 거칠게 잘라내고, 섬세하게 어루만진 것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저절로 귀 기울여진다.

언젠가 봤을지 모를 것들이지만 작가의 내밀한 내면에서부터 시대에 대한 통찰로 재현한 풍경은 마치 처음 만나는 그것처럼 단조로우나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윤여걸, 오후5시22분 신촌,110 80cm

김 억, 김준권, 류연복, 서인희, 손기환, 윤여걸, 이윤엽, 이태호, 정비파, 홍진숙 등 현재를 살고 있는 작가들이 ‘나’와 ‘삶’ ‘현상’을 긁고 새기고 또 팠다. 전시문의=772-1600, 010-9292-1108.

홍진숙, 산방산과 용천수, 45 60cm wood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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