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오경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누구나 한 번쯤은 허리 주변으로 느껴지는 통증의 경험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서 허리 통증은 외부의 기운, 예를 들어 차갑거나 습한 기운으로 인해 기혈순환의 장애가 오는 경우, 타박상으로 어혈이 풀리지 않아 오는 경우, 음식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내상으로 오는 경우, 만성병으로 인체의 기운이 소진되어 근맥이 약해져 오는 경우 등, 그 원인과 기전을 10가지 이상 분류하여 다르게 치료했다. 그 옛날에도 허리의 통증은 꽤 여러 사람들의 골칫거리였나 보다.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생활하거나, 컴퓨터나 핸드폰을 하느라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현대인의 허리는 다른 원인보다도 자세의 불균형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단순히 허리의 근육과 뼈의 정렬 문제뿐만 아니라 골반, 다리, 어깨, 목의 부위가 한 쪽으로 치우쳐 고르지 아니할 때 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반대로 허리의 불균형이 다른 부위의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가끔 환자들이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부위에 왜 침을 놓는지 물어보는데, 그것은 문제가 있는 부위에서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리의 문제로 인해 허리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글쓴이는 허리를 치료할 때 통증이 유발되는 자세를 자세히 물어보거나 그 자세를 취해보게 해 치료를 하는데, 이는 허리를 포함하여 다른 곳의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집에서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이라 하여 만성요통 환자가 스스로 허리가 약하다고 판단하고 허리 강화 운동을 하는 경우 오히려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사실 허리의 근육이 약해 통증이 오는 경우는 매우 소수이고 배와 엉덩이, 다리 근육의 복합적인 문제로 오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우선적이며 평소에 바른 자세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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