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연기 제주한라병원 유방·내분비암 센터장·의료자문위원

갑상선질환은 일반적으로 통증이 없다. 심지어는 갑상선암도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갑상선은 구조적 특성상 세균감염에도 내성이 강하다. 그 이유는 피막에 둘러싸여있고 다른 장기와 분리되어 있어 세균전파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혈액공급이 풍부하고 갑상선에 주로 분포하는 요오드가 항세균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세균감염에 의해 화농을 일으키는 급성 갑상선염은 갑상선 질환의 1% 미만이다. 그보다 갑상선에 통증을 유발하는 갑상선염으로는 아급성 갑상선염이 가장 흔하다. 주로 30~40대의 중년여성에 잘 생긴다. 홍역, 볼거리, 독감 유행 시 동반되어 발병하기도 한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증상은 앞쪽 목아래 부분에 있는 갑상선의 통증과 누를 때 심해지는 압통으로 나타난다. 턱과 귀로 통증이 전해지기도 한다. 통증과 갑상선이 딱딱하게 굳어져 종괴처럼 만져질 수 있어 갑상선암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감기 증상이 선행되거나 근육통, 전신 피로감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열이 나기도 하며 일시적으로 갑상선호르몬 분출이 늘어 갑상선기능 항진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 증가는 보통 3개월 이내 소실된다. 이후 갑상선기능 저하증이 수개월 지속되나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영구적인 갑상선기능 저하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주로 앞쪽 목에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고 말한다. 

경험 많은 의사는 환자의 증상과 진찰소견만으로도 아급성 갑상선염임을 예측할 수 있고 혈액·초음파·세침흡인세포검사 등으로 확진하게 된다.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는 질환이나 환자의 증상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며 부신피질호르몬제 투여로 통증완화와 임상경과를 단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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