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형종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 회장

지난 30년 인식 개선 주력
경제 주체 전환 견인차로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이다.

지난 1986년 11월 11일 국내 최대 장애인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창립을 위한 첫 발기임 모임이 개최됐다.

같은 해 12월 26일 열린 창립총회에서 전국적인 조직망을 형성하는 등 조직을 통해 장애인들의 권리를 찾으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후 2001년 11월 11일이 지체장애인의 날로 지정됐다.

이날을 지정하게 된 이유는 11월 11일은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로 구성돼 있으며,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신을 첫 번째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매년 11월 11일마다 전국지체장애인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 지체장애인협회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 역사 발전의 큰 획을 그으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역경과 고난이 끊이지 않았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협회를 창립한 이후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신체장애를 극복해가며 기초를 닦고 기틀을 다듬어 왔다.

지난 30년의 역사 속에는 수많은 사건과 함께 크고 작은 주요 이슈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 협회는 모든 회원의 참여와 하나 됨을 믿고 의지하였기에 기꺼이 목표를 이뤘다.

돌이켜보면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의 문제를 이 사회에 내던졌지만, 그 결과물을 바라보는 지금은 장애인만의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외면받는 사회적 약자의 복지가 향상됐고, 사회 구성원의 생각과 관점을 바꾸게 된 결과로 나타났다.

비록 신체장애의 몸으로 살아갈지라도 위대한 생각을 마음에 품고 그 뜻을 펼치고자 노력했을 때 모두가 이롭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1980년대 장애계는 재활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지체장애인협회가 탄생하며 장애인 당사자들이 장애인복지 발전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직화와 의식화·여론화에 박차를 가하며 1990년대 장애인 복지를 자립생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장애인 권리 운동의 요체가 되는 선구자 역할을 한 것이다.

30년 동안의 지체장애인협회는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통한 정치세력화 실현, 그리고 법과 제도 정비 요구나 대사회적 장애인식 개선 등의 운동에 주력하는 단체였다.

앞으로의 30년은 장애인 직업재활의 비즈니스 모델을 주도해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근 선진복지 국가에서 장애인 자립모델로 새로이 주목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은 장애인 당사자가 브랜드화돼서 재활경영을 해나가는 것이다.

지체장애인협회는 이미 전국에 복지관이나 자립작업장 등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30년간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장애인을 경제사회의 주체로 전환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지체장애인협회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복지국가의 4가지 요소 중 3가지를 달성했다. 국민소득 2만달러, 국민에 의한 정치, 반 전체주의다.

이제 마지막 한 가지인 장애인복지 수준 향상만 달성하면 당당하게 복지국가로 진입할 수 있다.

초창기 장애인 복지는 인간의 기본권을 요구하는 투쟁이었고, 이것을 충족하며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했다.

앞으로는 장애인들이 더 높은 수준의 역량강화를 통해 한국경제를 이끌고, 우리나라를 복지국가로 발전시키는 주인공이 되고자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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