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교육체육부 부국장 대우

창단 55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 바로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이야기다. 휴스턴은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최종 7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5-1로 격파하고 시리즈 전전 4승3패를 기록, 마침내 55년 한을 풀었다.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에 위치한 휴스턴은 지난 8월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해 80여명이 사망하고 3만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지역으로 이날 우승은 실의에 빠진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불어 넣었다. 지난 1962년에 창단한 휴스턴은 긴 암흑기를 이겨내고 이뤄낸 우승이라 그 의미가 컸다. 휴스턴은 2010년대 최악의 팀으로 불릴 정도로 별 볼일 없는 팀이었다. 2010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400패 이상의 졸전을 펼칠 정도로 리그 최하위를 전전했다. 이런 휴스턴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강을 자랑하는 팀이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2000년을 제외하고 4번이나 지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휴스턴은 2005시즌 내셔널리그 우승이후 팀 주축 선수들이 떠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런 휴스턴이 2015시즌 반전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유망주들을 영입하고 전력 보강을 통해 리빌딩을 이뤄냈다. 그 결과는 꿈에 그리던 2017시즌 우승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부터 제주에 연고를 두고 있는 제주유나이티드가 2017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무승부를 거둬 남은 FC서울과의 최종전에 경기결과에 관계없이 리그 2위를 확정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3월부터 시작한 시즌부터 5월3일 최강 전북을 4-0으로 완파하며 리그 선두를 이어갔다. 하지만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 16강 토너먼트전에 진출하면서 악재가 찾아왔다. 제주는 일본 우라와 레즈와의 원정 2차전에서 불미스런 선수들의 행동으로 2명의 선수가 중징계를 받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제주는 나중에 징계 경감을 받았지만 6월 경기에서 전패하며 리그 5위까지 추락했다. 그렇지만 여름에 유독 약했던 제주유나이티드가 8월부터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9월 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며 다시 리그 2위로 도약했고 10월 광주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12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36라운드 선두 전북과의 경기에서 패해 역전우승이 물거품이 돼 못내 아쉬움이 컸다. 1982년 유공 코끼리 축구단으로 창단한 제주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전국 강호를 군림했던 팀이었다. 2006년 제주로 연고를 옮긴 다음해부터 리그 10위 아래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졸전을 거듭했다. 2010년 리그 2위에 잠시 올랐지만 5-9위 이내 성적으로 좀처럼 상위권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하며 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팬들의 흥미와 관심을 넘어 구매력까지 흔들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입도 12주년을 맞아 '리얼 오렌지 12' 연간회원제를 추진하는 등 무료 티켓 정책을 폐지했다. 그 결과 연간회원이 4000명을 넘어섰고 10월 전북전 홈경기에는 8526명의 관중이 운집, 연간회원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수험생들이 마지막 결승선을 앞에 두고 있다. 최종마무리에 들어간 수험생들은 수능 시간표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체크리스트를 통해 시험 당일 컨디션과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시험시간에 맞춰 신체적, 심리적 안정을 토대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수십 년간 결전의 날을 준비해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즌 막판까지 우승을 포기하지 않았던 제주구단처럼 수험생들도 끝까지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 뜻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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