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사회경제부장 대우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중 하나가 발로 '내로남불'이다. 얼핏보면 고사성어처럼 오래전에 유래하고, 무언가 깊은 뜻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준말이다. 내로남불은 1990년대 정치권에서 유래한 일종의 신조어이자 정치용어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이 용어는 현재까지 온·오프라인은 물론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하면서 표준어가 아닌 표준어가 됐다.

내로남불은 주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변명을 하면서까지 합리화하는 모습을 지칭되고 있다. '남에겐 엄격하나 자신에겐 자비로운 태도' 즉 자기합리화의 또 다른 표현이 내로남불인 것이다. 최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탈세를 감시해야 할 수장이 쪼개기 증여 방식의 탈세의혹을 받고 특목고를 반대하면서 자신의 딸을 국제중에 입학시키는 것을 두고 야권이 내로남불이란 표현을 쓰면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홍종학 후보 문제이전에도 내로남불식의 논란과 문제는 많았다. 국회선진화법의 경우 일년전만해도 여당이던 자유한국당은 합당한 입법과정을 가로막는다며 폐지를 추진했고, 이를 막아선 것이 여당이던 더민주당이다. 일년후 여당과 야당이 바뀌자 더민주당이 야당의 발목잡기에 국회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폐지를 추진하자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막아서고 있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해야 할 정치인과 위정자들이 정반대의 행동을 하면서 온갖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내로남불의 경우가 많이 나온다. 기존세대들은 젊은 층에게 직업에 귀천이 없다. 젊은이들이 좋은 직업만 찾아다니 청년실업자는 늘고, 정작 중소기업에는 인력난에 허덕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자식들은 대기업이나 공무원 등의 직업을 갖길 바란다. 제주관광의 오랜 고질병인 송객수수료 문제의 경우도 자신의 하면 정당한 거래행위라고 하지만 남의 하면 음성적인 행위라고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가 집과 땅을 사면 정당한 투자이고 남의 하면 부동산투기라는 의식도 여전하다. 비상품감귤 불법유통도 일부 농가가 자신이 하면 상관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내로남불이란 용어가 사라지고 내불남로라는 또 다른 신조어가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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