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오 작가 ‘탐라도원경’ 9일까지 이중섭창작스튜디오전시실

백성원 작가 ‘자연제주’ 30일까지 카페 코삿헌…오름 등 애정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 책에서 찾은 문장을 전시공간에서 찾는다. 공백에 대한 짧은 소고였던 것 같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뜰 때, 무언가 소중한 걸 잊고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 우린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어야 한다. 제 힘으로 멈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홀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하리라”했던 작가의 감정을 몇 번이나 곱씹으며 말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하지 않는 것들과 조우한다.

닮은 듯 다른 경력의 두 남성 작가의 가을 전시 얘기다.

김성오 작 테우리의 땅

김성오 작가의 ‘탐라도원경’(~9일·이중섭미술관창작스튜디오 전시실)과 백성원 작가의 ‘자연제주’(~30일·카페 코삿헌)가 가을과 겨울 사이를 절묘하게 잇는다.

굳이 묶자면 제주 자연을 탐닉했다 설명할 수 있지만 각각이 펼쳐낸 화면은 사뭇 다른 이야기를 한다.

김 작가는 섬세한 붓 터치로 결에 공을 들인다. 목판화 같은 느낌들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마치 바람처럼 섬을 감아 돌거나 슬쩍 머무르거나 흔적을 감춘다. 펼쳐냈지만 쌓아낸 화면들에서 익숙하지만 정의하기 힘든 제주의 소리가 들린다.

백성원 자연제주 전시 모습

김 작가의 것이 흐른다면 백 작가의 화면은 고여 있다. 멈추기보다는 담긴 느낌이다. 토렴을 하듯 서서히 온도를 올려 정성을 다해 담아낸 것들은 백 작가의 경력과 연결하면 이해가 된다. 청년작가에서 요식업 CEO로, 또 ‘해장국 끓이는 화가’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그다. 어떤 위치에 있건 제주에 대한 감정에는 진심이 가득하다. 멈춘 듯 보이는 것은 같은 가슴높이에서 마주하기 때문이다. 우연히 만나고, 지나가듯 스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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