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진진 세 번째 시집 「피카소의 여인들」

 

“…눈시울이 붉어진다. 꿀꺽 목울대가 넘어간다. 기억이 열손가락을 모두 빠져나가면 내가 날 몰라보는 걸까?”(‘기억의 뒤편에서-Who am I? 11' 중)

제주 진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피카소의 여인들」을 상재했다. 단어를 단단하게 버무려 정갈하게 정리하는 대신 감정에 충실해 풀어낸 글들이 알아서 쉴 곳을 찾는다. 순간 숨 쉬는 것을 놓치더라도 마른 한숨 한 번에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말글이 아프거나 때로는 다감하다. ‘여자’를 만날 때마다 작품세계를 바꿨다는 피카소를 상대로 작가는 진정한 자아와 비상한 의지를 키워 스스로 여성을 찾는다. 진진이란 필명 역시 ‘이 땅의 어머니이자 여성’이란 껍질을 벗어내는 의미로 읽힌다. 2006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미래시시인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시집으로 「40명의 도둑에게 총살당한 봄」 「하이얀 슬픔을 방목하다」가 있다. 월간문학출판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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