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형 제주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논설위원

지난달 31일 한중 양국이 관계 복원에 합의하면서 경색됐던 한중 관계는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러 언론보도에서도 한중 관계 해빙모드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포털사이트인 인민망 한국 섹션에는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시와 인민망이 공동주최 하는 '중국인 서울여행 사진대회 - VISIT SEOUL 2017' 홍보 배너가 등장했다. 이는 양국의 상호 이해를 높이겠다는 취지로써 그동안 경색되었던 양국의 관광·문화 교류에 훈풍이 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넘어서면서 한중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한중 관계는 급속도로 성장하였고 질적인 변화도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중국에 대한 이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중국을 단지 문화적 유사성과 지리적 인접성의 이점이 있는 인구가 많은 큰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점이 가장 큰 이점이라 할 수 있지만 내면적인 부분에서는 중국을 아직 한국보다 발전하지 못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사드 발생 초기 수출 통상 분야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언론을 통해 전달 됐었다. 특히 검역절차가 까다로워 피해가 많았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그동안 융통성을 보여주던 부분이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면서 강화되었다고 생각된다. 한편 '국경절을 통해 본 중국의 관광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을 활용한 중국인들의 해외관광은 연평균 14.3%씩 증가하며, 금년에는 전년대비 18% 증가하였다. 해외관광객 중 77%가 태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권을 선택했으며, 이중 동남아가 46%를 차지하였다. 사드영향이긴 하지만 한국은 인기 20대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해외관광 형태가 면세점 쇼핑위주에서 시골체험, 스포츠 관람 등 체험·테마형으로 바뀌고 있으며 주요 연령대가 20-30대라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15개월여 동안 한중 관계는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일각에서 중국의 사드 경제제재에 대해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새로운 시장 개척은 분명 필요한 것이지만 그전에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냉철한 분석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인 관광객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중국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상품인지?', '누구를 타깃으로 한 맞춤형 상품인지?', '어느 지역의 소비자가 특히 원하는 상품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중국은 현재 고도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新常態, new normal: 중고속의

안정성장 시대의 중국경제의 새로운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성장률이 주춤하다고 경제성장동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현재의 중국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중 관계는 과거 보완관계에서 이제는 중국이 주도하는 관계로 변모했다. 사드라는 영향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 만큼 중국이라는 난제를 풀기위한 세분화되고 전문화 된 전략이 필요하다. 한중관계가 회복됨에 따라 양국의 교류는 또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제주는 그동안의 대중국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중국 경제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장·단기 대응전략이 모색되어야 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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