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도동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기원 후 100∼200년경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고 우물 유적이 발견됐다.
 연동-외도동간 도로개설 구간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것보다 고고학적 편년이 300년 가량 앞선 대규모 우물 군집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양창보) 부설 제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 일대 외도동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AD 100∼200년경으로 추정되는 12개의 우물 유적이 발견됐다.

△국내 최고(最古) 우물 유적
 지금까지 국내 고고학계에 보고된 국내 최고(最古) 우물은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AD 500년경의 대구시 시지동, 경북 경산시 임당동 유적이다.

 외도동 우물 유적에서는 용담동 옹관묘·삼양동에서 확인되는 토기가 출토돼 우물 축조 시기는 AD 100∼200년에 걸쳐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물 유적과 함께 이 일대에는 원형(圓形) 주거지·방형(方形) 주거지·수혈유구(竪穴遺構) 등이 확인됐다.

 출토 유물들은 직립구연토기(直立口緣土器)·적갈색토기·우물에서 물 길 때 사용했던 파수부토기(把手附土器) 등 토기류와 갈판·갈돌·홈돌·공이석기·숫돌 등 석기류 등이다.

△기원 전후 제주의 대표적 마을 유적 가능성 커
 이 일대는 인근에 30여기의 광령리 지석묘 유적군과 인접해 있어 기원 전후(2000년 전) 대규모 세력집단의 주요거점일 가능성이 높다.

 조사결과 이 일대에서는 지금까지 국내 고고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십자(十字)형의 시설이 원형주거지 바닥에서 발견돼 정밀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우물이 발견된 곳을 포함한 경작공간과 곡식을 저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상가옥 시설을 비롯해 제의 공간, 무덤공간 등 생활공간과 주거공간의 분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계는 당시 주거인들의 생활상 연구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존대책 시급하다
 외도동 유적은 지난해 연동-외도동간 도로 개설과정에서 유물 훼손이 제기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현재 발견된 유적은 도로 개설 예정 구간에 배치돼 있다.

 고고학계에서는 인근 광령리 지석묘 유적을 함께 묶어 이 곳을 광령·외도동 유적군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광령리·외도동 유적이 기원전후 즉 탐라국 초기의 제주의 대표적 마을 유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도로 우회, 문화재 지정 등의 후속조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기원전후 제주의 대규모 마을유적으로는 지금까지 용담동과 삼양동에서 확인된다. 하지만 이들 유적군은 삼양동 유적 복원지 일부를 제외하고는 각종 개발로 이미 그 원형이 대부분 훼손된 상태여서 이 일대에 대한 고고학적 중요성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제주문화재연구소는 23일 오후 11시 외도동 현지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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