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이 있는 가정은 장애를 가진 가족을 돌보느라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장애 가족을 돌보느라 경제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가정을 위해 중증장애인거주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 중증장애인거주시설이 부족해 많은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시내 중증장애인거주시설은 장기 거주 시설을 포함해 12곳이다. 이들 시설의 정원은 424명이며 현재 398명이 입소해 있다. 제주 애덕의 집, 가를로의 집, 사랑의 집은 정원을 모두 채웠다. 송죽원·벧엘·제주케어하우스 각각 1명, 제주장애인요양원·아가의 집 각각 2명, 창암재활원 4명 등 11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

이들 12곳의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입소율은 93.8%다. 입소율을 감안하면 다소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설별로 장애 유형과 성별·연령 등에 따라 입소 대상을 제한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 대부분의 시설은 포화상태다. 이 때문에 입소 대기 중인 제주시내 중증장애인은 192명에 이르고 있다. 

입소를 기다리고 있는 중증장애인 대부분은 발달장애인이다. 발달장애는 대뇌 손상으로 인해 지능 및 운동 발달 장애, 언어 발달 장애 등이 발생한 상태다. 장애정도와 나이에 따라 적절한 치료와 훈련을 통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기도 하다. 이 같은 치료와 훈련은 가족의 힘으로는 너무 힘들다. 시설입소를 통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시설이 부족하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나마 내년부터 제주시에서 중증장애인들을 돌볼 수 있는 국공립 주간보호시설과 고령 장애인 거주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라니 다행이다. 장애인들을 주간에나마 돌볼 수 있는 이 같은 시설이 조속히 마련돼 장애인 가족들의 고통을 다소 나마 덜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을 확충하는 길이 최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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