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여순 수필가 「바다의 딸」

긍정과 희망을 버무린 삶의 지혜

좌여순 수필가 「바다의 딸」

 

「바다의 딸」은 좌여순 수필가의 첫 수필집이다. 2007년 「시사문단」으로 등단하며 펜을 잡고 꼬박 10년 만에 내놓은 새 생명이다. ‘미지의 세상을 향해 묵묵히 기어가는 작은 달팽이처럼 내 안의 우주를 찾아 촉수를 뻗겠다’는 표지글은 작가의 심정을 함축하고 있다.

‘수선화 향기’ ‘자연에서 배우다’ ‘꽃보다 사람’ ‘카르페 디엠’ 등으로 나눠 실린 44편의 글은 서로 닮은 구석은 없지만 가족처럼 따뜻한 느낌은 낸다. 글의 시작은 아주 일상적인 내용을 짧게 정리했다면 마무리는 깊은 산 풍경소리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

80넘은 문어할망이 묵직한 망사리를 메고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숨비소리를 힘껏 뱉어내야 살아있음을 실감하는’과정이 제목이 됐다. 일하는 엄마, 아내로의 고충을 마침표 앞에 줄세우고 “…제비집이 떨어져 뭉개진 이유가 궁금하다. 견고하면서 테석테석한 칡덩쿨 바구니, 정취가 있는 그들의 보금자리를 그리며 눈길이 자꾸만 처마로 끌린다”(‘제비집’중)고 삶의 지혜를 나눈다. 수필과 비평사.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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