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당미술관 16~1월 16일 ‘연필과 지우개-상처를 배웅하며’

만추, 아팠던 흔적을 지우다

기당미술관 16~1월 16일 ‘연필과 지우개-상처를 배웅하며’

현충언-記億祭-99

‘사랑은 연필로 쓰라’는 내용의 대중가요가 한 시대를 풍미했다. 쉬운 멜로디에 ‘연필로 쓰면 지우개로 지울 수 있다’는 가사가 공감을 산 때문이다. 지우개로 지운다는 것은 잊는다보다 치유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상처받기 쉬운 사정들에 나을 수 있다는 기대만큼 좋은 처방은 없다.

서귀포 기당미술관이 16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진행하는 전시 ‘연필과 지우개-상처를 배웅하며’도 던지는 메시지도 그렇다.

개관 30년의 역사는 그만큼 다양한 색깔과 내용의 작품들로 정리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구도나 색채, 기법의 초기 작품들이나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듯 느껴지는 주제는 세월들 돌고 돌아 다시 읽기, 다시 보기의 대상이 된다.

연필과 지우개를 꺼내기는 했지만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상처와 치유’라는 주제와 연결된다. 40여점의 작품들은 상처나 또는 기억이 될 수도 있는 연필과 그 흔적을 덮거나 지우는 지우개의 움직임으로 인생과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말한다.

같은 주제와 사물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표현하는 작가별 시각차와 미감을 통해 ‘그 때 그 시절’과 교감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정기휴관. 문의=760 - 3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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