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철 사진작가 18~12월 31일까지 자연사랑 미술관 ‘아! 다랑쉬’

서재철 사진작가 18~12월 31일까지 자연사랑 미술관 ‘아! 다랑쉬’
4·3유해 발굴·위령제 현장 등 정리…“사라지는 옛 모습 아쉬움”담아

다랑쉬와 함께 한 40여년의 시간이 필름 밖으로 걸어 나왔다.

어느새 무엇을 하여도 법도를 어긋나지 않는다는 종심(從心)의 나이에 이른 사진작가가 세월의 더께를 털어내 꺼내놓은 것들은 다 자라 독립한 자식의 성장 앨범을 들춰보듯 애틋하다.

서재철 사진작가(70)가 18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자연사랑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사진전 ‘아!다랑쉬’다.

거대한 위용을 뽐내는 왕 대신 한 걸음 뒤에 있으나 모든 것을 알고 품는 여왕을 선택한 다랑쉬 오름이다. 제주 섬이 겪어온 온갖 수난과 역경 속에 원치 않은 무대가 됐던 곳에서 작가는 늘 자세를 낮추고 때로는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다랑쉬」라는 이름의 사진집을 냈을 만큼 숱하게 셔터를 눌러댔던 것들에서 미쳐 다 살피지 못한 30여개의 표정이 관람객을 맞는다. 40년 시간을 걸음으로 옮겨 어디 하나 발밑에 두지 않은 곳이 없는 만큼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옛모습이 아쉽다 못해 아프다.

전시장에서는 다시 사진을 고르며 그 때 오름의 기분과 다 챙기지 못했던 아쉬움이 교차했다던 작가의 마음까지 챙길 수 있다.

1992년 4월 다랑쉬 굴에서 4·3희생자 유해를 발견한 순간부터 발굴 후 위령제를 치르는 과정을 담은 기록 사진이 전시장을 채우는 것으로 내년 4·3 70주년을 향한 마음을 다잡는다.

서 작가는 제주신문 사진부장과 제민일보 편집부국장을 지냈다. 문의=787-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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