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별빛 만으로/ 눈망울에 고여 듭니다/ 맑고 투명한/ 빛 하나로/ 가슴속을 채웁니다/ 그토록 작으면서/ 충만한,/ 그토록 멀면서/ 조곤조곤한,/ 그 이름 하나로/ 누군가/ 캄캄한 밤을 지나 갑니다/ 저마다/ 어두운 길을 지나 갑니다”(‘별의 이름으로’)
제주출신 시인 강영은(46)씨가 최근 시집 「스스로 우는 꽃잎」(영언문화사)을 냈다. 지난해‘늦깎이’시인으로 데뷔한 강씨로선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늦깎이’인 만큼이나 자신에 대한 오랜 담금질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그녀의 시편들에 녹아나고 있다.

모두 67편의 시가 실린 이 시집에는 ‘초봄’‘9월에’와 같이 계절의 순환에 조응해 생을 응시하거나 ‘팔순의 어머니’‘순덕이’처럼 가족 친지를 그린 뎃생, 그리고‘서귀포’‘소양호에서’처럼 풍경과 일상의 여백이 어우러진 작품들이 많다.

문학평론가 박정호씨는 “강 시인은 밝고 맑은 시심에 의해 시적 객체 속에 시적 주체를 투영시킴으로써 시를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고 평했다.

서귀포시 법환동 태생인 강씨는 제주여고(22회)를 거쳐 76년 제주교대를 졸업했다. 고교시절 문학서클 ‘향원’멤버로 시에 대한 꿈을 키워왔지만 대학졸업과 동시에 결혼, 서울로 삶의 터전을 옮긴 뒤 시작(詩作)에 대한 열망을 접어두었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가슴속에서만 내연해온 시상들을 길어올려 영롱한 시어속에 담아낸 셈이다.

강씨는 “시란 살아온 지난날들의 벗이었고, 피난처였으며 구원이기도 했다”면서 이번 시집 출간과 관련,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겸허하게 더욱 정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는 가족으로 남편 윤경원씨(52·중외제약 감사)와 2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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