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방에서 전해지는 재담을 모은 「안동의 해학」이 발간됐다.

안동 출신인 시인이자 문예창작마을 지례예술촌 촌장인 김원길씨가 펴낸 「안동의 해학」은 서원, 종택 등 유교문화의 유산으로만 알려진 안동의 독특한 해학을 소개하고 있다.

평안도의 봉이 김선달, 경주의 정만서, 경기도의 정수동 등 해학과 입담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중인과 서인 출신으로 지배계급에 대한 풍자와 부조리를 저변에 깔고 있다.

서인과 중인의 웃음이 아닌 유림의 해학을 담은 이 책에는 제사와 가난을 소재로 한 소탈한 웃음이 들어있다. 또 농경, 제사, 접빈(接賓), 풍류문화를 골자로 한 시골 선비의 자기 실수담이 주를 이루고 있다.

권력에서 밀려난 안동의 남인이 평소 자기 조상이 벼슬 많이 한 것을 자랑하는 서울 소론 친구의 집안에 문상을 가서, 곡소리가 나지 않자 혼잣말로 ‘쥐 죽은 듯 하구나’라고 했다는 등의 이야기 등은 에둘러 내세우는 우리 해학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현암사.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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