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작.

서귀포예술의전당 첫 기획전 12월 18일까지
1·2부로 나눠 원로·중견·신인 등 22명 참가


큰 물은 아무리 큰 돌을 던져도 그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바다에 둘러싸여 쌓아온 것들은 어떤 휘둘림 앞에서도 의연할 수 있다. 오히려 흔들린다고 안타까워하지 않고 배움을 챙기고, 찢기고 벗겨져 아픈 상처에 새살을 돋게 하는 지혜를 공유한다.

뭔가에 쫓기듯 숨 가쁘게 바뀌는 현실에 눈을 맞추고 가슴을 연 제주 작가들이 입을 모아 외치는 '정신(Spirit)'의 공명이 계절과 계절 사이를 유영한다.

서귀포예술의전당(관장 이순열)이 오는 12월 18일까지 1·2부에 걸쳐 진행하는 '제주정신'전이다. 서귀포예술의 전당 개관 이후 첫 기획전으로 제주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원로·중견·신진 작가들이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을 통해 세상과 만난다.

여러 갈래를 타고 표현된 것들은 마치 제각각의 것들로 보이지만 '제주'라는 이름 아래 모인다. 다시 풀어내도 결국 제주가 된다.

인간이라는 단어를 나눠 읽으면 '사람(人) 사이(間)', 관계로 해석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제주미술의 시대성과 의식의 발전적 모색이라는 조금은 딱딱한 목적을 내걸었지만 미술을 통해 오늘 살피고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야할 방향은 어디인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자는 뜻을 품고 있다.

12월 3일까지 1부 전시에는 강민석·강태환·고순철·고영만·김성오·김현수·김현숙·박성진·양재열·오민수·이왈종 작가가, 이어 12월 5~18일 2부 전시에는 강문석·강요배·강태봉·고영우·박순민·신승훈·이승수·이창희·한 아·허문희·현충언 작가가 '시대정신'이란 이름 아래 선다. 문의=760-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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