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늘면서 기존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관광지화하고 주거환경이 위협받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제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지역주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제주는 1인당 범죄 발생건수, 쓰레기 발생량이 전국 1위(2015년)를 기록하는 등 거주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관광지화를 뜻하는 투어리스티파이(touristify)와 지역개발에 따라 원주민이 내쫓기는 현상을 의미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합성어인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이미 국내외 주요 관광지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이화동 벽화마을은 사생활 침해 등에 따른 거주민 불만으로 벽화 훼손 사건이 일어났으며 북촌 한옥마을 역시 지역주민들이 소음과 사생활 침해, 쓰레기 무단 투기 등에 시달리고 있다.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니스 시민들은 크루즈 관광객이 몰려들어 많은 부작용을 낳자 지난 6월 '관광객이 싫어요'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투어리스티피케이션과 제주도민의 삶의 질 변화와의 연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연동, 월정리, 동문시장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가량이 '관광객이 부동산가격이나 물가, 지역범죄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최근들어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커짐에 따라 쾌적한 삶의 터전을 유지하기 위해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등 관광정책을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여행자가 지역사회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여행 캠페인을 전개하고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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