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헌정사상 초유의 정치실험인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제가 동원 경쟁에 의해 왜곡될 우려를 낳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지부에 따르면 25일 국민경선 선거인단 제주지역 공모 마감 결과 도지부 8055명, 3개 지구당 8589명(제주시 5022명, 북제주군 1267명, 서귀포·남제주군 2300명)등 1만6644명이 접수됐다.

또 이날 현재 중앙당에 직접 접수된 신청자가 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집계는 26일이 돼야 이뤄지겠지만 도내에서 최소한 4만여명이상이 국민경선 선거인단으로 신청한 것으로 잠정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각 후보 진영이 장담하는 지지자들의 신청 예상규모와 상당부분 일치해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동원 경쟁에 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인제 후보측은 1만2000명∼1만5000명, 노무현·한화갑 후보 1만명 내외, 정동영 후보측은 최소 5000명 이상, 김근태·김중권·유종근 후보측도 2000∼3000명 정도의 신청자를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378명을 선출하는 국민경선 제주지역 공모당원 선거인단은 100대1 이상의 치열한 경쟁률이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헌정사상 처음 도입된 국민경선 참여도를 높이려면 동원경쟁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을 제기하고 있으나, ‘동원된 민심’에 의해 경선이 치러질 경우 도민들의 의사를 왜곡시킨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또 정당 민주화와 민주정치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져 정치에 대한 불신감만 심어줄 우려가 높다.

따라서 선거인단 선출자들이 특정후보측과의 이해관계 등에 휘둘리지 않고 후보자의 자질 등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투표하는 수준 높은 정치의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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