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석문 교육감 등 실국장‧직속기관장 참석…교육행정질문 격려 차원
이군 부모 장례절차 미뤄…도민 대다수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행동” 분노

지난 9일 현장실습 중 사고로 크게 다쳐 끝내 19일 숨진 모 특성화고 학생 이모군을 추모 물결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제주도교육청 고위 간부들이 22일 한자리에 모여서 저녁식사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21일 이석문 교육감과 교육청 실‧국장, 과장, 직속기관장 등 소위 ‘높으신 분’들이 이날 오후 제주시내 모 식당에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이날 자리는 제356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이 끝나자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차원으로, 도교육청은 ‘관례적인 행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도교육청 고위 간부들의 행동에 대해 도민 대다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도교육청 간부들이 한 자리에서 저녁식자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분위기 자체는 예년과는 달리 무거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굳이 이런 상황에서 회식을 해야 했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군의 부모는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속에 21일 예정됐던 발인 등 아들의 장례절차까지 미루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석문 교육감과 제주도교육청에 대한 비난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의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행태와는 달리 도내‧외 추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제주에서는 '현장실습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가 오는 23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현장실습 사망 고등학생 추모문화제를 개최한다.

23일은 현장실습 사망 고등학생의 18번째 생일이다. 그래서 추모제 명칭도 'THE SADDEST BIRTHDAY(가장 슬픈 생일)'이다.

이석문 교육감 등 도교육청 고위 간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저녁식사를 한지 이틀 후다.

제주에서는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민호를 추도하는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도 지난 20일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현장실습 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면서 이군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제주 19살 실습생을 추모합니다'라는 페이지가 만들어졌고, 많은 시민들이 민호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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