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병찬 서예가·논설위원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는 일 년 내내 혼란스러움의 연속이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겪는 대통령 탄핵으로 비롯된 여파라든지 무지몽매한 북한의 핵위협으로 인한 전쟁 운운 등 국민 모두에게 큼직큼직한 혼란스러움을 줬던 한해가 되었었다. 

역사를 되돌려 보면 조선시대 불행의 씨앗을 품고 왕위에 오른 후 조정에서 피바람이 휘몰아치는 폭정으로 인하여 폐위된 연산군이나, 자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자신을 반대했던 세력들을 숙청하다가 영창대군을 죽이고 인목왕후를 폐위시키는 등의 폭정으로 인하여 임금의 자리를 지키지 못한 광해군의 사례가 있었음에 비하여 현대 사회에서의 대통령 탄핵은 그 차원이 다르다 하겠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대통령 탄핵으로 쏠렸던 일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북한에서의 핵위협은 한반도를 무대로 하여 세계 3차대전이 곧 일어날 것만 같았던 초초함으로 온 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도 했었다.

또한 지난 11월 13일 오후 3시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빗발치는 총탄을 뒤로 하고 사력을 다하여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군인 오청성이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의 치료를 받고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교수에 대한 찬사와 존경의 횃불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욕심 같아선 그렇게 여러 발의 총탄을 맞고 사경을 헤맸던 오청성을 살릴 정도의 위대한 대한민국 의술이 우리 신관홍의장의 목숨은 조금도 연장시키지 못한 결과에 대하여 의술에 문외한인 한 사람으로써 살짝 아쉬움도 느껴보게 한다. 

예로부터 주변에서 흔히 써오던 은어 중에 닭과 관련된 일에는 싸움이 많은 것으로 표현되기도 했었는데 정유년이 닭의 해라서 이런저런 세계 토픽감이 우리 제주말로 "금착금착"하게 일어난 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을 해보는 아침이다.

이제 한 달 남짓 있으면 희망을 가득 실은 황금색의 새해가 시작된다. 2018년 무술년은 황금 개띠 해이다. 성산일출봉에서, 한라산에서, 그리고 바다를 누비는 선박위에서 무술년 황금개의 해를 맞이하는 해맞이 용사들이 큰 희망과 더불어 힘차게 솟아오르는 일출과 함께 즐거움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개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다. 주인과는 지나칠 정도로 친해지며 밤낮으로 충성을 다한다. 책임감이 강하고 한 번 마음을 주면 쉽게 돌아서지 않는 동물, 이 또한 개의 특징이다. 다만 개는 충성하는 주인에게는 잘 따르지만 낯선 사람에게는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 정의의 동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로부터 개를 방범용으로 길러왔다. 그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한 가족의 일원처럼 사랑을 받으며 길러지는 애완견은 그 기르는 사람에게 수명을 연장시켜준다고 한다. 애완견을 기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신체활동이 증가하고, 사랑과 즐거움 속에서 스트레스가 감소되어 수명 연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본적이 있다. 

역술에 의하면 무술년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아서 미래지향적이며 전반적인 국운이 상승운이라고 한다. 2월에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가뭄에 단비 같은 희망이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2018년 무술년을 맞이하여 용맹스럽고 충성심이 강하며 의로운 황금개띠 해인만큼 활동성이 뛰어난 개처럼 탁월한 활력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나고 정치가 발전하는 국운상승의 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필두로 하여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고 사회가 안정되어 서민들에게도 살기 좋은 한해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기원을 가져본다, 

한 해를 보내는 뒤돌아봄 속에서 못 다한 아쉬움도 미련도 되새겨 보며, 새로 맞이하는 한 해의 설계를 멋지게 구상하여 붉게 타오르는 황금 같은 새 희망의 염원이 보람 있게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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