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영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교장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청소년의 성매매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이나 에이즈 감염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2016년 질병관리본부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중·고교에 재학 중인 만13~18세) 중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의 5%이며, 처음으로 성 경험을 시작하는 나이는 평균 13.2세로 이 조차도 과반수가 성관계 중 피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2015년 한 해 동안 HIV/AIDS감염 현황을 집계 분석한 결과 총 1,152명 중 청소년인 10대가 42명(3.7%), 20대가 351명(30.5%)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 청소년 시기부터 적극적으로 에이즈 예방을 위한 다음과 같은 정책이 절실한 상황하다. 

첫째,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인 협업이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의하면 에이즈 감염 환자 중에 60%가 면역력이 매우 떨어져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보건당국은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환자의 개인 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환자 스스로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게 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해야 할 것이며, 학교도 에이즈 환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에이즈에 대한 무지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러한 관계 기관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적극적인 치료를 도울 수 있고, 환자로 인한 2차, 3차의 감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즐겁고 재미있는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음성화되어 가는 성매매와 에이즈에 관한 부정적 의식은 관계 당국의 법적인 규제만으로 청소년들의 에이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형식적이고 단편적인 홍보와 교육이 아니라, 청소년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깨고 감염 환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여 사회적 의식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제주도지회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찾아가는 뮤지컬 공연을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17 청소년 에이즈예방 교육뮤지컬 RU Ready?'가 제주 최초로 12월 4일부터 6일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국제기구, 개인들 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노력한 결과 최근에는 에이즈가 감소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국내 에이즈 발병률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어른에서 청소년으로 감염이 전파되기도 하고 있다. 어른들의 병인 에이즈가 청소년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에이즈 문제를 그만큼 등한시한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오는 12월 1일은 '제30회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형식적이고 일회적인 활동에서 그치지 말고 에이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예방 활동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미래 세대들을 에이즈로부터 보호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 가능성은 지금 우리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에 있음도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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