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제주특별자치도내에 거주하는 다문화자녀(외국인 주민 자녀)는 2015년 11월 기준으로 3,051명에 이른다. 그들 중에 중등학생 이상은 306명(10%)에 이르고 있으며, 2007년 23명에 비하여 무려 13배가 증가한 수치이다. 제주에 다문화 청소년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문화자녀를 국적별로 구분해 보면 100명 이상의 국가는 중국(한국계 포함), 베트남, 필리핀, 일본 그리고 캄보디아의 순이다(2017년 제주특별자치도 여성가족과 자료). 이 중 한국 가정과 유사하게 자신의 자녀 교육에 지원하는 다문화가정의 부모 국가는 일본과 중국에 불과하다. 대부분 동남아 국제결혼이주여성의 한국어 및 제주어 사용에 어눌하고, 그들이 직접 자신의 자녀에 대한 학력에 관한 교육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다문화자녀 대부분은 한국국적을 취득한 제주사회구성원이다. 그들 대부분 다문화가정의 상황은 차상위 계층과 저소득층에 속하고 있어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 다문화자녀들이 정상적인 제주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 제주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는 미래 제주 사회안전망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다문화 교육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관이나 단체에는 제주시 및 서귀포시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제주 평생교육 진흥원의 다문화 청소년 사업,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산하 국제교육정보원의 제주 다문화교육센터 등이 있다. 이들 기관 및 단체는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정착에 도움을 주기 위한 사업을 시작으로 다문화 영유아 사업을 추가로 추진해 왔다. 시간이 흘러 다문화 영유아들이 성장하면서 다문화청소년 지원 사업과 연계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다문화 영유아·초등학생·중등학생 각 학교 급별에 따른 맞춤형 다문화 교육이 요청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다문화 자녀 교육 지원 사업은 한글 기초 교육 및 사회성 향상 교육에 많이 치우쳐 있다. 현재 다문화교육기관에서 다문화청소년 중·고등학생의 학력 향상 지원이 미흡했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 중등학생 교육 지원은 한글 기초 교육에서 더 나아가 한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의 교과목 학력 증진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프로그램에서는 다문화 중등학생 교과목 학력을 향상하기 위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자유학기제를 연계한 다문화교육에서도 교과목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이 미흡하다. 해를 거듭하며 다문화 중등학생들이 늘어만 가는데, 이들을 위한 학력증진 사업들이 시급히 요청된다.

현재 제주지역 다문화청소년 교육 지원 사업은 출발점에 있으며, 교과목 교육 지원은 아주 미흡하고, 전문성이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다문화청소년 교육 지원 사업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학생 학업중단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맞춤형 다문화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다문화 청소년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 상황을 분석하여 이에 대응하는 맞춤형 다문화 중등학생 교육 지원 정책이 도출되어야 하며,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또한 다문화가정의 사회 및 경제 환경으로 인해 다문화청소년의 학교 내 문제뿐만 아니라 중도탈락 가능성 역시 높다. 다문화 청소년들을 제주의 인재로 육성하고, 이들이 부모님의 국가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제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다문화유아 및 초등학생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다문화청소년 참여를 유도하고,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다문화중학생들의 진로 체험 교실을 비롯하여 교과목 학력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 다문화청소년 사업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제주지역 다문화청소년은 이주배경을 지닌 제주도민이며, 제주사회 구성원으로 길러져야 하며, 한 명이라도 제주사회에서 낙오되어서는 안 된다. 다문화청소년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의 진학과 더불어 이들을 위한 맞춤형 다문화교육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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