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은 캘리그라피전 '제주, 쓰고 그리다'
12월 23일까지 북촌돌하르방공원 돌집

감정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한 토막 기억이 새순처럼 일어나기도 하고 낱장처럼 뜯겨 사라지기도 한다. 제주를 보는 느낌들도 그렇다.

어느 순간 사라진 것들에 아파하기도 하고 기억해야 할 새로운 것들이 나타난다. 참을성이 많은 그것들을 점과 선, 번짐과 모임, 또 흩어짐으로 펼쳐낸 자리가 감정 소통의 골목을 연다. 오는 23일까지 북촌돌하르방공원 돌집에서 열리고 있는 김효은 작가의 캘리그라피전 '제주, 쓰고 그리다'다.

쓰고, 그리는 과정은 일반적인 캘리그라피 작업을 표현하는 말이다. 여기에 '제주'를 얹는 것으로 '기억하고 기록하다'로 바뀐다.

한 글자 한 글자 옮기기 위해 많은 글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감정을 공유한다는 작가의 노력이 고스란하다. 몇 번이고 입안을 굴러다니고 눈가에 머물던 것들이 제주라는 이름으로 정리된다.

제주를 연상할 수 있는 섬과 바람, 바다 이미지와 제주해녀의 삶을 그린 글과 그림이 멋스러우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전시문의=732-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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