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경 국립종자원 제주지원장

"농부는 굶어 죽어도 그 종자를 베고 죽는다"는 말처럼 농사를 짓는 분들은 종자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종자는 농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자산업이 '농업의 반도체'라 불릴 정도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농업의 기본인 종자의 전문 관리기관으로 1974년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기관인 국립종자원이 설립돼 현재 경북 김천에 본원(4개과 1센터), 전국 10개 지원으로 이뤄져 있다. 

국립종자원은 벼, 보리, 밀, 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정부 보급종자 생산·보증·공급, 식물신품종 육성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품종보호제도 운영한다. 식물 신품종 보호제도란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해 주는 지식재산권의 한 형태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한 육종가에게 일정기간 독점권을 줘서 정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또 국내 종자산업 기반유지를 위한 국내채종 지원, 민간의 신품종 육성 활성화 및 종자수출 확대를 위한 종자산업 육성지원, 종자유통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종자 유통관리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립종자원 제주지원(이하 제주지원)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7월 설립됐다. 주로 감귤 등 아열대 작물 위주의 신품종 재배심사 업무를 담당한다. 제주지원 설립 이후 감귤, 난, 백합 등 26작물 438품종이 출원됐다. 제주는 아열대 작물 재배 최적지로서 앞으로 참다래, 구아바, 유자, 비파 등 신품종 출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제주에서 육성된 신품종 중 덴드로비움 '밀키웨이(2009)'와 양파 '싱싱볼(2012)'이 국립종자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우수품종상'을 수상했다.

또 제주지원은 제주지역에서 재배되는 나물콩, 감자, 맥주보리 등에 대한 종자검사·보증을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종자업체(과수·채소 등)와 유통업체(농약사·재래시장 등)가 판매하는 종자 유통조사·단속과 유통종자 품질검정(발아율·수량 등 품질표시사항), 종자 유전자변형생물체(Living Modified Organism·LMO) 검정 지원, 종자 분쟁조정, 농업인·연구기관·대학·종자회사 신품종 출원상담 등 제주지역 종자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제주지원은 유채 자가채종 농가를 대상으로 LMO 검정을 지원하고 있어 종자를 파종하기 전에 제주지원에 검사를 신청(064-900-2995)하면 무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제주지원은 2013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제주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와 인근 지역에 청사와 재배시험포장을 임차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아열대작물 신품종의 품종보호 출원 증가 대비 등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3.6ha의 자체 청사 및 재배시험포장 부지를 확보, 내년에 설계와 포장조성을 거쳐 2019년까지 청사, 온실, 실험실 등 재배시험 시설을 신축 이전할 계획이다. 

앞으로 제주지원의 청사 및 재배심사 기반이 구축되면 신품종 재배시험 대상작물 확대, 제주지역 농산물 종자검사 활성화 등을 통해 제주지역 종자산업과 농업발전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지원은 '농업의 시작은 종자로부터'라는 정신으로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 보호와 주요 농작물 우량종자의 검사·보증, 종자 유통질서 확립 등으로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발전과 국제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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