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민호군 영결식 6일 모교 체육관서 엄수

유족·친구 오열 ‘눈물바다’ 속 영면 기원

“너와 지켜야 할 약속들이 많은데 너를 떠나보내야 하는 이 순간이 믿기지 않아. 너와 함께한 날들 영원한 기억으로 간직할 거야. 사랑하는 친구 민호야”

현장실습 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故 이민호군의 영결식이 열린 6일 오전 서귀포시 영천동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은 울음바다였다.

故 이민호군의 운구차가 교문을 지나 체육관안으로 들어서자 울음소리는 더욱 비통해졌다.

하늘마저 눈물을 머금은 듯 잔뜩 찌푸리며 故 이민호군과의 영원한 이별을 아쉬워하는 듯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제주도교육청장(葬)으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학생, 교직원 등이 故 이민호군을 떠나보내며 작별인사와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조사를 통해 “어른들의 왜곡된 욕망과 이기심이 당신의 꽃다운 삶을 저물게 했다”며 “피와 눈물이 없는 육중한 쇳덩어리에 눌려 당신이 고통을 호소할 때조차, 어른들은 당신에게 한 줌의 온기 어린 손길을 건네지 못했다”며 비통해했다.

이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인 것을 알기에 우리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며 “당신이 떠나는 길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 사력을 다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펼쳐보겠다”며 故 이민호군의 영면을 기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민호군의 희생은 안전한 교육환경이라는 기본과 원칙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되새겨주고 있다”라며 “모든 학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남아 있는 우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학생대표로 고별사에 나선 강진우 학생이 “교실과 기숙사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떠들고 장난치던 나날이 벌써 그립다. 결석 한번없이 성실하게 학교생활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다짐하던 민호야. 너에게 하고픈 장난, 지켜야 할 약속들이 많은데 너를 떠나보내야 하는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다”며 울부짖듯이 “함께한 날들 너의 웃는 얼굴을 우리들은 가슴 속에 영원한 기억으로 간직할 거야. 사랑하는 친구 민호야 잘 가라”고 하자 영결식장은 울음소리로 뒤덮였다.

이군의 아버지는 영결식 내내 오열을 하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고, 아들의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놓던 이군의 어머니는 “너무나 보고 싶어. 민호야. 민호야”라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영결식을 마치고 운구 차량이 화장장으로 출발하자 학생과 교직원들은 이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고, 영결식이 끝난 체육관에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한참이나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군은 생전 가족과 친구를 끔찍이 사랑했던 모범학생으로 알려졌다.

한편, 故 이민호군은 지난달 9일 현장실습을 하던 중 기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제품 적재기에 눌리는 사고로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열흘 뒤인 19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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