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제12차 정부간위원회 참가자 100여명 참여 성황
“어느 회의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해녀 자랑스럽다”

“브라비(BRIVI)" "판타스틱(Fantastic)”

신창 풍차 해안이 함성 소리로 뒤덮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엄지손가락을 세우는가 하면 동작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집중력에 눈을 맞추기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바다 위를 휘감은 겨울 삭풍도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제주에서 열린 제12히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 마지막 날인 9일 회의에 참가했던 정부 대표와 학계․NGO 관계자 100여명이 제주해녀문화를 만나기 위해 나섰다.

제주해녀문화와 만나기 위해 대형 버스 4대에 나눠 탄 참가자들은 신창어촌계 해녀들과 만나는 순간부터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주황색 테왁을 챙긴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 수차례 자맥질을 하고 손에 전복과 소라를 캐 올렸다. 숨비소리에 섞여 웃음소리가 타오고 여기 저기 박수와 탄성이 나왔다.

거친 파도로 작업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작업을 하는 내내, 그리고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서로를 돕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올해 76세라는 한 해녀는 “오늘 머정이 좋았다”며 낯선 이방인들에게 자신의 망사리를 내보였다.

독일 대표단의 스테판 크라뷔에리키씨는 “살아있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다른 회의에도 참가했었지만 이런 기회는 처음이다. 너무 아름답다. 잊을 수 없을 만큼 영광이다”고 말했다. 스테판씨는 또 “회의 진행도 원만하게 이뤄져 만족스럽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제주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정옥 해녀(70)는 “파도가 세서 좀 힘들기는 했지만 바다 사정이 좋아서 할 만 했다”며 “해녀로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제12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 170여 가입국 및 문화전문가와 내외신 기자 등 100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 3일부터 ICC제주를 중심으로 각 회원국들에서 제출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에 대한 신청서를 검토하고 긴급보호목록 등재와 무형유산기금 국제 원조, 보호 우수사례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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