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연기 제주한라병원 유방·내분비암 센터장·의료자문위원

요즘 '제자리 암' 이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가 건강보험 설명에 등장한다. 상피내암이라는 의학용어로서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제자리에만 머무는 암이라는 것이다.

유방의 관내 상피내암·자궁경부의 상피내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즙이 유두로 분비되는 유관의 가장 안쪽 벽의 상피세포가 암으로 변화된 상태다. 

아직 혈관·임파관을 만나지 않아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가지 않는 초기의 암을 뜻한다.

상피내암은 종괴 또는 유방조직 내에 미세한 석회질을 형성해 유방촬영으로 발견된다. 수년 내에 전이될 수 있는 침윤성 유관암으로 진행한다. 

상피내암은 유방 내에 국한된 부분에 단일 병소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여러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치료원칙은 존재하는 모든 상피내암을 제거할 수 있도록 절제하는 것이며 유방을 전 절제해야 할 경우도 많다. 부분절제를 한 후 방사선 치료를 하면 유방을 전 절제한 것에 비해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남긴 유방 조직 내에 재발해 재수술을 하거나 재발 시 상피내암이 아닌 침윤성관암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유방을 부분절제할 경우는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며 암 조직에 여성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 경우는 항여성호르몬치료도 함께 시행한다. 항암치료는 생략해도 무방하다. 

상피내암은 장기적인 생존율이나 환자 병의 증세가 양호하나 치료 방침, 특히 수술 방법을 선택할 때 유방 여러 부위에 암조직이 존재하는 경우, 유방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미세석회화가 광범위한 경우. 국소절제를 반복하여도 절제면에 암세포가 양성인 경우,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유방부분절제수술은 금기이며 유방 전 절제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