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행사 경비 전년보다 25% 늘어난 550억원 대 편성
주민참여 예산 시설비 편중…대부분 행정이 할 일 분석

제주도가 내년 축제 등 각종 행사 예산을 전년보다 25% 늘어난 500억원 규모로 편성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논란이 일고 있다.

도가 편성해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내년 각종 행사 경비는 총 555억8000만원으로, 올해 행사 경비 442억4900만원 보다 25.6%(113억3000만원) 증가했다.

세부내역을 보면 행사운영비가 전년보다 21% 증가한 207억원, 행사실비보상금은 전년보다 17% 늘어난 73억원, 민간행사사업보조비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268억원 등이 각각 편성됐다.

행사 관련 경비는 마을이나 단체의 자생적 활동에 필요한 각종 경비 등으로, 지역주민 화합 도모 및 유대 강화 등 긍정적인 역할도 하지만, 자칫 무분별한 선심·낭비성 예산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도의회의 분석이다.

특히 행사 관련 경비는 2016년 276억원(전년 대비 34.1% 증가)에서 올해 442억원(전년 대비 59.9% 증가), 내년 555억원(전년 대비 25.6% 증가) 등 최근 3년 동안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사전 심의 및 충실한 행사·축제 사업 평가 등이 요구되고 있다.

축제 및 행사 경비는 550억원 가량 편성됐지만 지역 주민들이  예산 편성 과정에 참여해 주민들이 필요한 곳에 편성하는 주민참여예산은 전년보다 30억원(17.6%) 증가한 200억원에 그쳤다.

게다가 내년 주민참여 예산은 시설비에 편중, 행정이 편성해야 할 예산을 주민이 대신 확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된 사업 283건 가운데 시설비 및 기타(사무관리비, 자산취득비 등)는 205건으로, 전체 주민참여 예산의 84.4%를 차지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 시설비를 보면 보행자 도로 보안등 시설 설치, 마을 관광 안내판 제작, 주요도로변 꽃길 조성, 농로포장공사, 마을 경관 조성 사업, 쉼터 정비, 클린하우스 도색, 방범용 CCTV 설치 등이다.

이에 따라 자칫 선심성으로 전락할 수 있는 축제·행사성 예산 지원보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주민참여예산 규모를 늘리는 한편 주민참여예산도 시설비가 아닌 주민자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13일 제356회 제주도의회 정례회를 열고 내년 제주도 예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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